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등 전국 대부분 대학들의 97학년도 대학입시
논술문제가 학교교육과 연관이 없는 작문형태의 문제나 문제자체에
해답이 정해져있어 논리교육 정신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대학들이 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실패, 이에대한
보완작업이 시급한것으로 지적됐다.

전국 9백여명의 철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철학회 (회장 소흥열)는
3일 전국 19개 대학의 97학년도 대학입시 논술문제를 분석, 평가한 결과
66점인 "C등급"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철학회는 논술교육정신 부합여부와 학교교육과의 연관성 등 20개
항목별로 1~5점씩 점수를 매겨 1백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특히 연세대는 인문과 자연계열에서 각각 50점과 43점으로 낙제점인
F등급을 받아 평가대상 대학중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인문계의 "상투적인 말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대해 주변에서 관찰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라"는 문제는 전체 20개 평가항목중 6개
항목에서 최하점수인 1점을 받았다.

이화여대의 경우 "과학자의 발견과 발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의미"를
묻는 자연계열의 문제는 창의력 논리력 비판적 사고가 요구되지 않거나
변별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돼 52점으로 F등급을 받았다.

성균관대의"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공통문제는
문제가 애매하고 지나치게 상투적인 것으로 평가돼 F등급인 54점을
받았다.

반면 80점 이상의 A등급을 1개라도 받은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4개 대학에 불과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내용일부를 제시하고 인간관계 등을 물은
서울대 계열공통문제는 전체 평가항목에서 4~5점의 고른 점수를 획득,
최고등급인 AA (91점)를 얻었다.

고려대의 "정의와 중용의 조화 가능성"을 물은 공통문제는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고 학교교육과 밀접한 문제로 A등급 (87점)을 받았다.

< 정용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