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의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시장을 떠날 채비를 갖추는 전초전인지, 아니면
평범한 기술적인 매도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해지는 시점이다.

외국인들을 상대로 일선 영업에 나서고 있는 전문가들은 일단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ING베어링증권 서울지점의 이근모 상무는 "미국계의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최근 한전과 시중은행주에 대한 매물이 쏟아졌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인
매도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경우 한보사태이후 어려움이 부각된데다 지난해 대만등에서
금융주에 투자했다가 쓴맛을 본 학습효과가 가세해 매물을 부추겼다는
진단이다.

한국시장을 떠난다기 보다는 오히려 한도확대에 대비한 교체매매의 성향이
강하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우증권의 구자삼 이사는 "한전에 대한 외국인 한도가 다시 생길 만큼
한국주식에 대한 비관적인 무드가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교체매매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도 확대후 블루칩(대형우량주)을 사들일 현금을 미리 마련해 둔다는
얘기다.

박상익 쌍용투자증권 국제영업부장도 교체매매쪽에 손을 든다.

지난달에 국내증권사 등이 만든 역외펀드를 중심으로 현대전자나 LG반도체
LG정보통신 등을 집중 매도해 전체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많은 느낌이 들뿐
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전반적인 매도타깃이 된 은행이나 한전을 처분하는 대신 중소형
자산주나 테마주에 눈독을 들인다는 것이다.

영국계 바클레이즈증권의 주진술 서울지점장도 "종합주가지수가 좀더
떨어지더라도 이미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 외국인들의 대량매물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