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포커스] 정권교체 '흑묘백묘론'..DJ 내각제 수용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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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4일 내각제 발언중 주목할만한 대목은 권력구조
변경을 위한 개헌을 정권교체보다 차원이 낮은 문제로 규정한 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내각제를 할수 있고 그 시기도 평소 밝혀온 "16대
국회 임기내 개헌검토"에서 후퇴할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총재측은 물론 이날 발언이 "15대국회 임기중 개헌가능" "연내 개헌가능"
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며 파문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정권교체를 위해
내각제를 할수 있다는 원칙론을 밝힌 것뿐"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하지만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여권과 자민련간의 물밑접촉이 빈번해
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때 원칙론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국민회의는 한보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여권이 김영삼 대통령의 퇴임에
대비, 내각제 개헌으로 기울수 있고 이때는 자민련과 여권간의 재결합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민회의 입장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움직임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여권이 선거법 위반으로 자민련측에 기소된 의원들을 구제해주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자민련은 한보사태 와중에서 "놀랍게도" 무풍지대로 회오리를 피해나갔고
김현철씨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한보사태의 궁극적 해법으로 내각제를 제시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담화에서 개헌얘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국민회의는 이런 정황증거들을 들어 자민련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계 파업과 안기부법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색깔차이는 자민련의 대여접근 명분으로 작용했으리라는 관측이고 소수의견
이긴 하지만 국민회의가 자민련의 대여접근을 방관한다면 과거 3당 합당과
같은 김총재 고립구도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그가 실제 내각제 수용을 고려
하고 있는지 여부보다는 자민련의 대여접근에 쐐기를 박고 자민련을 국민회의
품안으로 유인해 붙잡아두기 위한 의도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김총재는 임시국회나 한보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이달말이나
다음달초부터 본격화될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자민련에 대한 명분상
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좀더 진전된 내각제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
변경을 위한 개헌을 정권교체보다 차원이 낮은 문제로 규정한 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내각제를 할수 있고 그 시기도 평소 밝혀온 "16대
국회 임기내 개헌검토"에서 후퇴할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총재측은 물론 이날 발언이 "15대국회 임기중 개헌가능" "연내 개헌가능"
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며 파문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정권교체를 위해
내각제를 할수 있다는 원칙론을 밝힌 것뿐"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하지만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최근 여권과 자민련간의 물밑접촉이 빈번해
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때 원칙론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국민회의는 한보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여권이 김영삼 대통령의 퇴임에
대비, 내각제 개헌으로 기울수 있고 이때는 자민련과 여권간의 재결합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민회의 입장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움직임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여권이 선거법 위반으로 자민련측에 기소된 의원들을 구제해주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자민련은 한보사태 와중에서 "놀랍게도" 무풍지대로 회오리를 피해나갔고
김현철씨에 대한 공격을 삼가고 있다.
김종필 총재는 한보사태의 궁극적 해법으로 내각제를 제시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담화에서 개헌얘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국민회의는 이런 정황증거들을 들어 자민련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동계 파업과 안기부법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색깔차이는 자민련의 대여접근 명분으로 작용했으리라는 관측이고 소수의견
이긴 하지만 국민회의가 자민련의 대여접근을 방관한다면 과거 3당 합당과
같은 김총재 고립구도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총재의 이날 발언은 그가 실제 내각제 수용을 고려
하고 있는지 여부보다는 자민련의 대여접근에 쐐기를 박고 자민련을 국민회의
품안으로 유인해 붙잡아두기 위한 의도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김총재는 임시국회나 한보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이달말이나
다음달초부터 본격화될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자민련에 대한 명분상
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좀더 진전된 내각제카드를 제시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