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전자가 미국의 재즈멀티미디어사를 인수한 것은 오는 2005년까지
멀티미디어시장을 이끌어갈 PC용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시장을 주도해
나가기위한 포석입니다"

재즈멀티미디어를 인수, 이회사 회장겸 CEO(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오봉환 가산전자사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가산전자를 오는2000년 세계최고의 종합멀티미디어 업체로 성장시키는게
꿈인 오사장.

재즈멀티미디어의 인수는 그와 가산전자의 진로에 큰 획을 긋는 사건임이
분명하다.

오사장은 지난해 3.4분기부터 창업5년동안 다져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본격 공략하기위해 미국 유럽 일본등지에 해외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던 그가 1백억원가량의 자금을 들여 세계적인 브랜드이미지를
갖춘 기업을 전격 인수해버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지난연말부터 미국에 DVD보드를 선보여 선진업체들보다 6개월가량
앞선 세계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사장은 이에따라 현지법인을 세워 점진적으로 시장을 늘리려던 계획을
수정, 시장형성 초기부터 세계시장을 석권해나가는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단다.

"재즈멀티미디어는 MPEG과 VGA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국 유럽 아시아지역 20여개국을 커버하는 영업력이 있는 회사죠"
오사장은 재즈멀티미디어의 이같은 장점과 가산의 기술력을 융합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누릴수 있다고 확신했다.

"오는 2000년 상반기까지 재즈멀티미디어를 매출 3억달러의 대기업으로
육성시켜 뉴욕증시에 상장시켜 놓을 겁니다"

그의 머리에는 기존의 대기업들이 해외기업을 인수해온 방식과 전혀 다른
발상으로 가득차있다.

"미국업체를 단순히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두회사가 하나로 융합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오사장은 "가산의 통합기술력과 재즈의 원천기술을
끊임없이 교환하기위해 지속적으로 20명선의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생산,마케팅에도 글로벌소싱 개념을 도입키로 했다.

"당분간 해외시장은 재즈가 내수시장은 가산이 맡는 지역분할체제를
유지할 것입니다"

재즈는 규모의 경제가 절실한 반면 가산측은 재즈와 같은 마케팅력이
필요했기때문에 두회사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올상반기중 독일지사와 러시아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일본지사도 설치할
계획입니다"

오사장은 여기에 머물지않고 내년중 캐나다 영국 중국, 99년에는 남미
스페인 호주등지로 해외거점을 늘려 국내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