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호텔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호텔롯데부산이 최근 문을 열고 시장 장악에
나서자 지역 특급호텔들도 이에 대비한 시장지키기 영업전략을 마련하는 등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때문이다.

호텔롯데부산은 올해 매출목표를 1천95억원, 내년 1천3백억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롯데는 외국손님의 90%이상이 일본인들이 될 것으로 보고 롯데브랜드
인지도를 이용, 일본 간사이지방 등에 대대적인 호텔알리기에 나서는 한편
아시아권 방문객들과 부산경남권 출장고객들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

특히 롯데는 2천5백명을 동시수용할 수 있는 대형연회장을 갖춘데다
김해공항에서 가깝고 시내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 대대적인
행사모임을 유치할 방침이다.

롯데의 부산진출에 대비한 기존 해운대권 호텔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지난해 5월 개장한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올해 매출을 3백억원으로 확정하고
친절서비스를 바탕으로 한판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그랜드는 부산지역 특급호텔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해운대관광을 겸한
고객들로 분석하고 일본 교토에 있는 지사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정기적으로 직원을 파견, 일본고객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또 호텔시설이 온천 사우나 수영장 영화관 등 복합레저시설을 갖춘 점을
이용해 이 시설들과 숙박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계절 연계상품을 개발,
서울 대전 대구 시장을 본격 공략키로 했다.

파라다이스비치호텔은 지난해 3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부산지역 수위
자리를 차지한데 힘입어 올해도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기만해도 시장지키기는
보장받을 수 있다고 보고 매출 목표를 3백70억원으로 잡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부산지역 호텔업계에선 유일하게 카지노시설을 갖추고 있어
외국손님 유치에는 별문제가 없다며 올해부터 대연회장 고객 끌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내년도초 기존 호텔 바로 옆 대지 1만6천1백여평에 지하6층 지상17층
객실 2백78개를 갖춘 특1급호텔 "파라다이스펄호텔"을 개장, 부산호텔업계
장악에 나설 계획이다.

하얏트리젠시부산호텔은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 1백90억원에서 2백50억원
으로 늘려잡고 주요판촉전략의 하나로 3회이상 투숙하는 고객에겐 상품
증정과 물품구입권 무료이용권 등 각종 혜택을 제공,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웨스틴조선비치호텔은 올해 부산지역 호텔업계가 객실의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고 매출목표를 2백10억원으로 설정했다.

조선비치호텔은 신규고객창출보다는 기존 고객 유치를 위한 판촉에
주력하는 한편 북극곰대회 철인경기 등 지명도를 이용한 이벤트 행사에
나서기로 했다.

지역 호텔업체 관계자들은 "부산시장을 장악하려는 거인 롯데호텔과 시장
지키기에 나서는 기존업체간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져 객실료 50%이상
할인 등 출혈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부산=김태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