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신임 국무총리로 고건씨가 지명된데 대해 고총리의 풍부한
정.관계 경력이 김영삼대통령의 임기후반을 마무리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야권 일부에서는 구시대 인물이며 국정 수습에는 미흡하다는
엇갈린 평가도 나왔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국가행정에 풍부한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위로는
통치권의 행사를 능률적으로 보좌하고 아래로는 공직사회의 안정을
효과적으로 기할 것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김대변인은 또 "정치권에서의 경험이 있어 원활한 당정협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기간 정치권과 거리를 둔데다 여론의 검증을 받는
지명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안전한 출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도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 새 총리가 공정한 대선관리에
역점을 둘 것을 주문했다.

정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온건합리적인 인물로 수서사건때 청와대 압력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지킨 행정가로 평가한다"면서 "대선관리 내각의
책임자로서 공무원 선거개입차단 등 선거를 공정하게 치렀다는 총리로
남겨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고총리가 과거의 인물이라는 점을 들며 3당중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택수 대변인은 "김용태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 이은 고총리의 지명은
마치 5공시절로 회귀한 듯한 느낌"이라며 "대통령이 사람 교체하는 외양
갖추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언행이 일치하는 개혁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대변인은 이어 "경험과 덕망을 갖춘 고총리가 앞으로 난마처럼
어지럽혀진 국정질서를 바로잡고 경제회생을 위해 전력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권오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한보금융 특혜비리 부정사건으로
인한 총체적인 난국과 경제위기 등 나라 전체가 어려운 중대한 시국에
고건 총리의 풍부한 경험이 국정전반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