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종금 경영권이 우여곡절끝에 결국 제일상호신용 금고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그룹 해체라는 대사건에 삽입되어 있던 신한종금 소유권 향방이 제3세력
인수라는 형식을 빌어 13년만에 정리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사돈 관계인
김종호 명예회장과 사위이자 김회장의 아들인 김덕영씨(두양그룹 회장)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부터.

결국 4개월만인 4일 검찰은 김회장이 명의신탁 형태로 맡아있던 주식의
반환을 거절한 것은 특정 경제 가중처벌법 위반(횡령)이라고 판단하고
김회장을 불구속기소했다.

기소사실이 법원에 의해 인정되면 양회장은 주식을 모두 회복하게 되고
김회장은 신한종금 주식은 물론 그동안 사업가로서 쌓아왔던 명성을 모두
잃게 된다.

양회장은 이미 지난 2월10일 제일상호신용금고의 계열사인 퍼스트파이낸스
사와 대주주인 유동천 회장에게 자신의 지분이라고 주장하는 지분 21.78%를
주식반환 청구권 양도 형식을 빌어 주당 4만5천원(총액 6백15억원)에 매각
하고 대금까지 모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그룹 복원본부의 김상준 대표는 "제일신용금고가 건실한 금융기관으로
금융그룹화를 모색하고 있어 해당 지분을 매각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일신용금고는 5일 제일은행과 주당 3만5천원씩 모두 15.27%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11월 개인투자가 2명과 해당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
했으나 매수자들의 계약불이행으로 주식매각이 무산된 적이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제일신금이 이미 양회장 지분 외에도 증권시장에서 상당량의
주식을 사들여 놓고 있어 5일 제일은행 지분까지 인수하게 되면 적어도 4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정규재.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