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김수찬기자]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일본과 한국메이커들의 주력시장인 소형차시장
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벤츠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제67회 제네바 모터쇼에 1400~1700cc급의
엔진을 장착하는 전장 3.57m(현대 엑센트는 4.10m)의 소형차 A클래스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소형차시장을 주력분야의 하나로 육성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제까지 고급차생산를 고집해 온 벤츠사가 소형차 동시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벤츠의 소형차컨셉트는 ''안전성 높은 패밀리카''로, 한국.일본업체를 비롯한
중소형차 메이커들의 세계시장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벤츠사의 소형차는 앞으로 독일 라슈타트공장에서 연간 20만대규모로
생산되며 브라질을 비롯한 해외공장에서도 조만간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유럽시장에서는 오는 5월부터 예약을 받아 10월 판매에 들어가며
아시아지역에는 내년 봄 일본시장을 필두로 선보일 전망이다.

벤츠사가 이번에 출품한 소형차는 엔진을 차체아래쪽으로 경사지게
배치시킴으로써 충돌시 엔진이 차체밑으로 가라앉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인체에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엔진배치설계가 실제 생산모델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나아가 연료탱크 배터리 배기관련기기등을 모두 트렁크밑에 들어가는 구조
로 만들어 전장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같은 설계변화를 위해 벤츠사 개발진들이 설계의 순서를 종전까지 앞에서
뒤로 하던 것에서 아래에서 위로 하는 방식으로 전환시켰다.

한편 벤츠의 전략수정은 고객들의 니즈(Needs)변화에 따른 것이지만 현재
유럽시장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이어서 벤츠의 소형차가
앞으로 시장의 최대 파란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론들은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