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와 발레리나 장선희씨가 무대에서 만난다.

중견발레리나 장선희(37.세종대 무용과)교수가 12~13일 오후 7시30분
국립극장대극장에 올리는 창작발레 "황진이-불꽃일레라, 허망일레라"가
바로 그 무대.

이번 공연은 소설가 이문열씨의 첫 무용대본을 기초로 이뤄져 관심을
끈다.

장교수는 "안무자의 느낌만으로 춤을 구성하면 너무 추상적이어서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관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수 있도록
스토리가 담긴 창작발레를 꾸미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레 "황진이" (2막10장)는 잘알려진 대로 조선중기에 불꽃처럼 살다
스러져간 황진이의 인생과 사랑을 형상화한 작품.

영화나 드라마로는 많이 소개됐지만 발레로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다.

1막에서는 소녀시절 황진이의 화려한 꿈과 동네총각의 짝사랑이
고전발레에 현대무용과 한국무용의 기법을 혼합한 군무로 펼쳐진다.

평민 총각이 비탄과 상심속에 죽음을 맞자 황진이는 자책감에 빠져
양가집 규수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진실한 사랑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2막에서는 황진이가 시정잡배들과 어울려 추는 타락의 춤, 지족선사와
추는 해탈의 춤, 서화담과 추는 정신적 사랑의 춤등이 차례로 선보인다.

마지막은 황진이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격정적인 독무.

연출 이병훈, 무대디자인 이태섭, 의상디자인 신선희.엄규선, 음악
이진미씨 등 유명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강준하 이원국 최세영 정남열 김창기 등 한국 발레계를 이끌고 있는
발레리노들이 출연한다.

문의 460-0280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