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국내에서 뿐만아니라 해외 영업에서도 거대한 부실여신 잔액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은행의 경우 10억원 이상의 해외부실 여신만도 건수로 10건에 총액
3백21억원에 달하는 것을 비롯 외환은행도 6건에 3백71억원 등의 부실여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은행중 비교적 건전 은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중 16억원의 부실여신 증가액을 기록했고 조흥은행도 44억원이나 부실
규모가 늘어났다.

이에따라 은행권 전체로는 지난해중 1천5백억원대의 부실여신이 늘어나
적어도 5천억원대의 해외부실 여신잔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외 부실여신을 기록한 지역은 주로 일본과 미국으로 일본의 경우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관련기업들의 담보가치가 폭락하면서 대출이 부실화됐고
미국의 경우 교민들의 소매경기가 부진한데 따른 부실대출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도 제일은행이 미주지역에서 대규모 부실을 발생시킨 반면 외환은행
은 일본 지역에서 많은 부실 여신을 기록하는등 차이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해외 여신 부실은 본사에 제대로 보고조차 되지 않았
었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영업마인드의 부족과 금융기법의 낙후가 해외부실을
강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은행이 해외에 진출한 이후 오랜기간 동안 해외 파견 근무가 고위층의
인사청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향이 많았던 점도 부실을 증가시켰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