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습니다] 이현세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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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꿈을 꾼다''
천재만화가 이현세씨(43)는 자신의 좌우명을 이렇게 말한다.
그는 지난 83년 까치와 엄지로 잘 알려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한국만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95년 한-일 가상전쟁을 다룬 ''남벌''로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작년에는 자신의 공상과학만화 ''아마게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만화산업
의 선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금은 만화인생을 걸고 한국상고사를 1백권의 만화로 엮는다고 한다.
어린시절 만화가게 주인이 되는게 꿈이었던 그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한국만화계의 리더이자 자존심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발휘한 이화백은 자신이 색약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 화가를 포기했다고 한다.
경주 중/고등학교를 나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수료했다.
최근 세종대로부터 교수임용 제의를 받아 이달부터 대학교수로 또 한차례
변신하게 됐다.
그를 양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
[ 만난 사람 = 채진모 < 국제1부 기자 > ]
-강단에 서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화백=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과연 그럴만한 실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이고 무엇보다 강의에 대한
기본자료가 없습니다.
만화가 그동안 사회로부터 천대받아왔기 때문에 체계적인 이론틀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잣대로 강의를 풀어갈지 고민입니다.
하지만 문학이나 미술의 이단자쯤으로 취급받던 만화가 이제야 하나의
독립된 예술장르로 대접받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
-전국 10개 대학이상에서 만화관련 학과가 생긴 것을 보면 만화도 이제
어느정도 자리매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화백=만화의 저변이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우선 정부와 사회각층의 만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뒤따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만화를 금기시하는 상황에서 만화조기교육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지요.
-만화가 21세기 정보통신산업의 총아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만화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화백=만화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등과 같은 고수익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직결됩니다.
디즈니사의 위력을 보면 만화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것을 금방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만화를 그리는 것이 챙피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각개전투방식으로 만화선진국 일본이나 미국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만화영화 "아마게돈"은 한국 애니매이션의 수준을 한 등급 올렸다는 평을
받지만 흥행엔 분명 실패했습니다.
<>이화백=총감독을 맡았던 저의 능력 부족 탓이지요.
만화영화의 매커니즘을 미처 몰라 허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수업료치고 24억원은 비싼 편이지만 그 이상의 값진 것을 배운 것만은
분명합니다.
디즈니영화는 10분자고 일어나도 스토리전개가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시나리오가 만화영화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지요.
아마게돈같은 작품을 다시 제작한다면 제작비를 절반정도 줄일 자신도
생겼습니다.
-현재 "천국의 신화"라는 작품이 장안에 화제입니다.
<>이화백=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창세기부터 발해멸망까지의 한국역사를 모두 1백권에 담을 예정입니다.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학자들도 규명하지 못한 우리역사를 제 상상력으로
복원하는게 목적입니다.
다소 금방진 생각이긴 하지만 여기에 저의 만화인생을 걸고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역사이야기라면 자료수집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이화백=5년 잡고 있습니다.
사실 10년전부터 상고사 관련자료를 수집했왔고 토정비결의 작가이자
역학자이신 이재운선생님의 기획과 감수도 거쳤습니다.
단군신화이후 고대사부분은 역사학 전공자들로 구성된 자료조사팀의
검증을 거칠 예정입니다.
-특별한 사관은 가지고 있는지요.
<>이화백=민족사학 실증사학 모든 것을 수용할 각오입니다.
단지 우리국민들이 백두산 만주 단군 등에 대한 동경을 가질수 있다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자라는 것에서 저도 예외가 될수
없겠지요.
특히 기존의 역사는 지배계층의 관점에서 기록.윤색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웅보다는 역사의 뒤안길에 있던 사람들에 포인트를 둘
예정입니다.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이현세만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이화백=저는 아무리 히트를 쳐도 속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 만화가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가는 독자의 마음상태를 미리 읽어야 합니다.
국민학교때 제 만화를 읽었던 독자를 잡기위해선 같은 소재로 또다시
어필할수 없지요.
대다수 작가는 다소 전문성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지적욕구 같은게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게 천성인가 봅니다.
-만화의 소재는 어떤식으로 구합니까.
<>이화백=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과 대화할때나 책 잡지등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게 보통입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꿈을 꾸자는 것이 저의 모토입니다.
-상고사작업 이후의 계획은 세웠습니까.
<>이화백=아마게돈에서 실패를 맛보았지만 다시 만화영화에 뛰어들 생각
입니다.
저는 그동안 만화를 보편화시키는데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노력을 만화산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지요.
제가 만든 캐릭터가 명성을 얻어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경쟁력을 얻어 전세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게 최대 꿈입니다.
-담배와 주량은 어느정도입니까.
<>이화백=하루 3갑정도 합니다.
일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담배를 물고 있습니다.
술은 사양할 줄 모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
천재만화가 이현세씨(43)는 자신의 좌우명을 이렇게 말한다.
그는 지난 83년 까치와 엄지로 잘 알려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한국만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95년 한-일 가상전쟁을 다룬 ''남벌''로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작년에는 자신의 공상과학만화 ''아마게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만화산업
의 선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지금은 만화인생을 걸고 한국상고사를 1백권의 만화로 엮는다고 한다.
어린시절 만화가게 주인이 되는게 꿈이었던 그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한국만화계의 리더이자 자존심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발휘한 이화백은 자신이 색약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고 화가를 포기했다고 한다.
경주 중/고등학교를 나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수료했다.
최근 세종대로부터 교수임용 제의를 받아 이달부터 대학교수로 또 한차례
변신하게 됐다.
그를 양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
[ 만난 사람 = 채진모 < 국제1부 기자 > ]
-강단에 서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화백=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과연 그럴만한 실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이고 무엇보다 강의에 대한
기본자료가 없습니다.
만화가 그동안 사회로부터 천대받아왔기 때문에 체계적인 이론틀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잣대로 강의를 풀어갈지 고민입니다.
하지만 문학이나 미술의 이단자쯤으로 취급받던 만화가 이제야 하나의
독립된 예술장르로 대접받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
-전국 10개 대학이상에서 만화관련 학과가 생긴 것을 보면 만화도 이제
어느정도 자리매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화백=만화의 저변이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우선 정부와 사회각층의 만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뒤따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만화를 금기시하는 상황에서 만화조기교육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지요.
-만화가 21세기 정보통신산업의 총아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만화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화백=만화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게임등과 같은 고수익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직결됩니다.
디즈니사의 위력을 보면 만화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것을 금방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만화를 그리는 것이 챙피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각개전투방식으로 만화선진국 일본이나 미국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만화영화 "아마게돈"은 한국 애니매이션의 수준을 한 등급 올렸다는 평을
받지만 흥행엔 분명 실패했습니다.
<>이화백=총감독을 맡았던 저의 능력 부족 탓이지요.
만화영화의 매커니즘을 미처 몰라 허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수업료치고 24억원은 비싼 편이지만 그 이상의 값진 것을 배운 것만은
분명합니다.
디즈니영화는 10분자고 일어나도 스토리전개가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시나리오가 만화영화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지요.
아마게돈같은 작품을 다시 제작한다면 제작비를 절반정도 줄일 자신도
생겼습니다.
-현재 "천국의 신화"라는 작품이 장안에 화제입니다.
<>이화백=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창세기부터 발해멸망까지의 한국역사를 모두 1백권에 담을 예정입니다.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학자들도 규명하지 못한 우리역사를 제 상상력으로
복원하는게 목적입니다.
다소 금방진 생각이긴 하지만 여기에 저의 만화인생을 걸고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역사이야기라면 자료수집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이화백=5년 잡고 있습니다.
사실 10년전부터 상고사 관련자료를 수집했왔고 토정비결의 작가이자
역학자이신 이재운선생님의 기획과 감수도 거쳤습니다.
단군신화이후 고대사부분은 역사학 전공자들로 구성된 자료조사팀의
검증을 거칠 예정입니다.
-특별한 사관은 가지고 있는지요.
<>이화백=민족사학 실증사학 모든 것을 수용할 각오입니다.
단지 우리국민들이 백두산 만주 단군 등에 대한 동경을 가질수 있다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자라는 것에서 저도 예외가 될수
없겠지요.
특히 기존의 역사는 지배계층의 관점에서 기록.윤색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웅보다는 역사의 뒤안길에 있던 사람들에 포인트를 둘
예정입니다.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이현세만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이화백=저는 아무리 히트를 쳐도 속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 만화가 다양한 소재를 다루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가는 독자의 마음상태를 미리 읽어야 합니다.
국민학교때 제 만화를 읽었던 독자를 잡기위해선 같은 소재로 또다시
어필할수 없지요.
대다수 작가는 다소 전문성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지적욕구 같은게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게 천성인가 봅니다.
-만화의 소재는 어떤식으로 구합니까.
<>이화백=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과 대화할때나 책 잡지등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게 보통입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꿈을 꾸자는 것이 저의 모토입니다.
-상고사작업 이후의 계획은 세웠습니까.
<>이화백=아마게돈에서 실패를 맛보았지만 다시 만화영화에 뛰어들 생각
입니다.
저는 그동안 만화를 보편화시키는데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런 노력을 만화산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지요.
제가 만든 캐릭터가 명성을 얻어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경쟁력을 얻어 전세계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게 최대 꿈입니다.
-담배와 주량은 어느정도입니까.
<>이화백=하루 3갑정도 합니다.
일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담배를 물고 있습니다.
술은 사양할 줄 모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