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얘기 좀 해봅시다) '남성의 외모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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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피부미용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남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머리를 색색으로 염색하거나 귀고리 팔찌 등을 달고 다니는 남자들이 별로
낯설지 않다.
예전엔 능력만 있으면 취직이나 승진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젠 외모도
중요한 평가항목의 하나가 됐다.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들은 물론 취업예정자나 직장인들이 외모를 가꾸기
위해 피부미용실이나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판(?)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바꿔보자는
것이 이들의 바램이다.
남성들의 치장이 우리문화와 괴리감을 갖는 문화현상인가.
아니면 서구문화와 사회현실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사 영파일팀은 곽영남(25) 황정(25) 강혜정(24) 박희철(25)씨
등 LG신용카드의 신세대직원 4명을 초청, 남성의 외모꾸미기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곽영남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합니다.
취업지망생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입사시험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형수술하는 경우도 늘고 있지요.
사회진출만큼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도 없을 거예요.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남성의 외모가꾸기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정 =남성들이 피부미용을 하거나 치장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현대는 뭐니뭐니해도 자기 PR의 시대잖아요.
개개인의 개성과 성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게다가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첫인상의 역할도 커지고 있고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해도 잘보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 강혜정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지만 남녀간에 분명한 선은 있다고 봐요.
외모에 자신없는 사람이 컴플렉스를 느껴서 다른 사회활동에 장애가
된다면 성형수술을 하거나 자신의 외모를 돌보는 것이 나은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단순한 호기심이나 재미로 자신의 외모를 뜯어고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망가뜨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또 외모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거나 겉모습만으로 개인의 능력과
인간성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있지요.
<> 박희철 =사람들이 외모를 보는 기준은 다양하지요.
그러나 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부담이 없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예요.
우리 신세대들이 귀고리를 달고 펑크스타일의 머리를 하는 것은 애교
수준으로 봐주더라도 피부마사지나 성형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어가는 것은
사회인식 자체가 비뚤어져 나간다는 증거이지요.
우리의 기준이 무너지면서 서구문화가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는 셈이지요.
<> 황정 =중고등학생들이 외모에 집착하는 원인은 몰개성화이기도 하지만
성장과정이라는 과도기에 겪게 되는 모방심리의 표출이라고 봐요.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의 미용에 신경쓰는 건 단순히 자신을
PR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회사는 면접때 관상도 본다고 하잖아요.
결국 자신의 능력외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런
풍조가 생겨난 것이지요.
<> 박희철 =물론 모방심리일 수도 있고 사회현실이 원인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을 단순히 튀어보이게 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 곽영남 =남성이라고 해도 외모를 꾸미는게 어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성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지요.
지성이나 이성보다는 감성이 우위에 서는 세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보기에 좋고 어울린다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게 오히려 자연스런
모습이 아닐까요.
<> 강혜정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이 귀를 뚫은 적이 있었어요.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애를 판단하는데
상당한 작용을 하더군요.
또 화목한 가정에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도 됐지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지요.
기성세대와는 견해가 다르고 문화개방도 상당히 진척된 상태지만 남성과
여성간에 어느정도의 선은 그어야 한다고 봅니다.
<> 황정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는 자신의 일과 능력을 위축시킬 수도
있지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요.
반면 인상이나 감성적인 느낌만으로 비즈니스가 잘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남성들의 경쟁상대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처럼 꾸미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돼요.
<> 곽영남 =지난해 입사면접시험을 앞둔 친구들이 피부미용실을 찾아가는
것을 본적이 있어요.
취업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거예요.
대학동기중에 인상이 날카로운 친구는 성적은 우수하지만 왠지 아직도
취업을 못하고 있어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실력이 비슷하다면 외모가 나은 사람을
뽑는다는게 요즘 기업인들의 생각인 것 같아요.
<> 강혜정 =입사를 앞둔 남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는 것은 좋은 인상을 주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너무나 외모에 치중하다보면 오히려 시간만 낭비하고 스트레스도
늘어나 결국 업무에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희철 =외모보다 기본적인 소양과 성실성으로 평가하는 풍토가 아쉬운
때입니다.
외모만을 중시하는 단편적인 사고보다 사람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절실해요.
< 정리=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
머리를 색색으로 염색하거나 귀고리 팔찌 등을 달고 다니는 남자들이 별로
낯설지 않다.
예전엔 능력만 있으면 취직이나 승진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젠 외모도
중요한 평가항목의 하나가 됐다.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들은 물론 취업예정자나 직장인들이 외모를 가꾸기
위해 피부미용실이나 성형외과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판(?)이야 어쩔 수 없다해도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바꿔보자는
것이 이들의 바램이다.
남성들의 치장이 우리문화와 괴리감을 갖는 문화현상인가.
아니면 서구문화와 사회현실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사 영파일팀은 곽영남(25) 황정(25) 강혜정(24) 박희철(25)씨
등 LG신용카드의 신세대직원 4명을 초청, 남성의 외모꾸미기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곽영남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합니다.
취업지망생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입사시험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형수술하는 경우도 늘고 있지요.
사회진출만큼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도 없을 거예요.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남성의 외모가꾸기는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정 =남성들이 피부미용을 하거나 치장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현대는 뭐니뭐니해도 자기 PR의 시대잖아요.
개개인의 개성과 성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게다가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첫인상의 역할도 커지고 있고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해도 잘보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남에게 혐오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 강혜정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지만 남녀간에 분명한 선은 있다고 봐요.
외모에 자신없는 사람이 컴플렉스를 느껴서 다른 사회활동에 장애가
된다면 성형수술을 하거나 자신의 외모를 돌보는 것이 나은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단순한 호기심이나 재미로 자신의 외모를 뜯어고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망가뜨리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요.
또 외모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거나 겉모습만으로 개인의 능력과
인간성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있지요.
<> 박희철 =사람들이 외모를 보는 기준은 다양하지요.
그러나 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부담이 없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예요.
우리 신세대들이 귀고리를 달고 펑크스타일의 머리를 하는 것은 애교
수준으로 봐주더라도 피부마사지나 성형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어가는 것은
사회인식 자체가 비뚤어져 나간다는 증거이지요.
우리의 기준이 무너지면서 서구문화가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는 셈이지요.
<> 황정 =중고등학생들이 외모에 집착하는 원인은 몰개성화이기도 하지만
성장과정이라는 과도기에 겪게 되는 모방심리의 표출이라고 봐요.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의 미용에 신경쓰는 건 단순히 자신을
PR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가 원하는 기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거예요.
어떤 회사는 면접때 관상도 본다고 하잖아요.
결국 자신의 능력외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런
풍조가 생겨난 것이지요.
<> 박희철 =물론 모방심리일 수도 있고 사회현실이 원인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을 단순히 튀어보이게 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 곽영남 =남성이라고 해도 외모를 꾸미는게 어울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개성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지요.
지성이나 이성보다는 감성이 우위에 서는 세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보기에 좋고 어울린다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게 오히려 자연스런
모습이 아닐까요.
<> 강혜정 =절친한 친구의 남동생이 귀를 뚫은 적이 있었어요.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애를 판단하는데
상당한 작용을 하더군요.
또 화목한 가정에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도 됐지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지요.
기성세대와는 견해가 다르고 문화개방도 상당히 진척된 상태지만 남성과
여성간에 어느정도의 선은 그어야 한다고 봅니다.
<> 황정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는 자신의 일과 능력을 위축시킬 수도
있지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요.
반면 인상이나 감성적인 느낌만으로 비즈니스가 잘 풀리는 경우가 많아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남성들의 경쟁상대로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여성처럼 꾸미게 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돼요.
<> 곽영남 =지난해 입사면접시험을 앞둔 친구들이 피부미용실을 찾아가는
것을 본적이 있어요.
취업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거예요.
대학동기중에 인상이 날카로운 친구는 성적은 우수하지만 왠지 아직도
취업을 못하고 있어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실력이 비슷하다면 외모가 나은 사람을
뽑는다는게 요즘 기업인들의 생각인 것 같아요.
<> 강혜정 =입사를 앞둔 남성들이 외모를 꾸미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는 것은 좋은 인상을 주는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너무나 외모에 치중하다보면 오히려 시간만 낭비하고 스트레스도
늘어나 결국 업무에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희철 =외모보다 기본적인 소양과 성실성으로 평가하는 풍토가 아쉬운
때입니다.
외모만을 중시하는 단편적인 사고보다 사람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절실해요.
< 정리=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