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순(33)이 일본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구옥희(41)와 연장전끝에 우승, 일본 열도에 충격을 안겨줬다.

일본 여자 골프무대에서 한국선수가 우승을 한 적은 여러차례 있으나
한국선수끼리 우승을 놓고 연장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우순은 9일 오키나와의 뉴큐GC(파 72)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합계 10언더파 2백6타로 구옥희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2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고우순의 우승은 지난 95년10월 포레이퀸즈컵이후 2년만의 것으로
1천8백만엔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처음부터 일본선수들을 제친 고우순 구옥희 둘만의
선두다툼으로 진행됐다.

전날 공동 2위였던 고우순은 15번홀까지 구옥희에게 1타 뒤지는 등 시종
접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고우순이 16,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반면 구옥희는
16번홀에서 파,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고우순이 1타 앞서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하지만 구옥희가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잡아 스코어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에 돌입한 두 선수는 첫번째 홀에서 버디를 기록,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운명의 여신은 연장두번째 홀에서 고우순에게 미소를 보냈다.

고우순은 연장전에서 연속 버디행진을 벌였으나 구옥희는 파를 잡는데
그쳐 손에 땀을 쥐게 승부의 막을 내렸다.

노장 구옥희는 이날 4언더파 68타의 호성적을 내며 선전했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