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고 있다.
95년 63억달러의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1백1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은 88년의 4%에서 90년
3.7%,96년에는 2.6%로 줄었다.
미국은 연간 8천억달러를 수입하는 세계최대의 시장이며 우리의
최대수출대상국이다.
95년 대미수출액은 2백41억달러였는데 지난해에는 2백16억7천만달러로
절대금액이 감소했다.
일본 대만 캐나다 유럽연합은 물론 멕시코마저도 대미무역에서 많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각국의 상품이 경쟁하고 있는 미국에서 밀리면 다른 시장에서도
발붙이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와 전경련 뉴욕사무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미국의 한국, 한국경제, 한국인에 대한 인식조사"(본지 10일자 6,7면
보도)는 왜 우리가 미국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는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미국인들은 한국이 부패해 있고 시장개방이나 자유무역원칙준수등에서
미흡한 나라이며 더욱이 한국과 관련이 있는 미국인들조차도 한국을
찾아다니기 어려운 나라로 인식하고 한국인을 사귀기 어렵다고 대답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인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낮은 인식도는 한국상품의 질이
낮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 이미지가 상품이미지에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60년대초까지만 해도 미국시장에서 "메이드 인 재팬"은 싸구려
저급품으로 치부됐었다.
그러나 일본은 기술개발 품질개선으로 일본상품의 이미지를 바꿨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60년대이후 저임금에 바탕을 둔 중저가상품으로 미국시장을 파고 들었고,
기본적으로 그러한 수출전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고비용.저효율.저기술체질때문에 상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품질은 그 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저가제품은 중국 동남아에 밀리고 전자.기계류는 일본과 독일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10대 무역국 운운하면서 반도체등 몇가지 품목때문에 수출이 줄고
있다는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단순히 상품 그 자체에서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다.
국가이미지가 상품이미지와 직결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한다.
한국공항의 인상은 어떻고 거리질서는 어떤가.
또 기업활동하기는 어떤가 산 물건이 잘못됐을때 아무 조건없이
교환해준다거나 길을 묻는 외국인을 친절히 안내하는등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한국알리기, 좋은 한국만들기, 좋은 이미지 심기에 모두가 나서야
한다.
그런일 없이 경쟁력없는 상품을 만들어 놓고 안팔린다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무역적자가 늘어난다고 탓하고 있으면 나아질건
아무것도 없다.
무역입국을 외치면서도 우리의 고유브랜드 하나 제대로 갖고있지 않은
현실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