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우먼''.

뿌리깊은 남성위주사회에서 당당히 어깨를 견주지만 그 당당함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뭔가가 있게 마련.

최근 일본의 30대여성들 사이에서는 발레붐이 일고 있다는 소문이다.

''뼈도 굳을데로 굳었을 텐데''라며 의아해 하겠지만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다.

30대 직장여성들이 한창 꿈을 키우던 소녀시절은 일본이 고도경제성장을
구가하던 70년대.

당시 TV에서 가장 인기를 끌던 드라마는 ''시기와 질투를 이기고 일어서는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것들이었다.

드라마의 인기는 여학생 대상의 하이틴만화로도 이어졌다.

그러나 발레리나는 언감생심이었다.

"아빠의 얼굴도 아침에나 겨우 볼 수있을 만큼 바삐 돌아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발레붐은 여유돈을 활용한 꿈을 향한 도전이다.

업무를 마친 늦은 시각에 남들 몰래 ''춤추는 공주''가 돼 보는 것이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