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 목동을 비롯한 분당 일산 등 신도시지역
아파트값이 설을 고비로 오름세가 한풀 꺾인 이후 3월들어 더욱 떨어지고
있다.

10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집값급등에 따른 경계심리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미니신도시개발계획 등에
힘입어 이들 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잇따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매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 구매시기를 늦추면서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들어서만 평형별로 2천만~4천만원이 올라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던 목동신시가지 소형아파트의 경우 1천만원, 중형은 2천만~3천만원
이 내렸다.

최고 1억4천만원까지 상승했던 20평형은 1억2천만원선에 매물을 구할 수
있으며 30평형은 2억4천만~2억6천5백만원까지 호가가 올라갔었으나 2억3천만
~2억3천5백만원선으로 시세가 밀린 상태이다.

강남지역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리면서 거품이 빠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방배동 잠원동 등 35평형의 경우 연초 2억7천만~3억원선에서 2억5천만~
2억7천만원선으로 내렸고 50평형대 대형아파트도 2천만~4천만원씩 떨어졌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46~50평형이 지난 1월말 3억8천만~4억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호가가 3억4천만~3억8천만원으로 내렸지만 그나마 거래가
쉽지 않다.

2억3천만~2억4천만원까지 나갔던 31~33평형도 1억8천만~2억2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일산신도시도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평형의 경우 2천만원 이상, 중형은 1천만원 이상 내렸다.

마두동 강촌마을 45평형은 연초 최고 2억5천만원에서 지금은 2억1천만~
2억2천만원선으로 호가가 떨어졌다.

이 곳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연초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일주일에 1건의 계약도 성사시키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밖에 평촌 산본 등 나머지 신도시지역도 25~32평 소형평형은 5백만원,
40평형대 이상 대형평형은 1천만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떨어진 아파트값도 지난해 10월 이전에
비하면 아직 20~30% 정도 비싼 수준이어서 6~7월까지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상철.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