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시장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10일 서울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서울지역 중고차시장은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저가형 중고차값이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신차영업소보다 중고차시장을
찾고 있어 일부 인기 차종은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특히 계속된 휘발유값 인상으로 디젤 지프형자동차의 인기가 높고 승용차의
경우 같은 크기라도 큰 배기량 차량은 매기가 부진해 가격도 변동이 별로
없는 반면 작은 배기량 차는 웃돈을 줘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현대 쏘나타의 경우 구형모델인 쏘나타I,II는 가격이 지난달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96년형 쏘나타III 1.8리터 모델(DOHC)은 지난달보다 40만원이 오른
9백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쏘나타III라고 해도 배기량 2.0리터급은 오히려 20만원이 떨어진
1천2백50만원선에 팔리고 있다.

한 중고차 거래업자는 "2.0리터급의 거래는 여전히 부진한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1.8리터급은 없어서 못파는 실정"이라며 "웃돈을 주고 거래할
만큼 매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마르샤도 2.5리터 모델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2.0 급 모델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승용차 역시 아직 비싼 뉴그랜저는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구형 그랜저는 배기량에 관계없이 강세다.

기아 포텐샤도 96년형은 하락세, 95년형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장안평 중고차시장의 한 상인은 "경기침체가 오래 갈수록 중고차시장에도
보다 싼 차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는게 일반적인 추세"라며 "앞으로 소형
중고차 값도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초까지 약세를 보이던 프라이드의 인기가 회복되면서 다시
거래가 늘고 있고 세피아 아반떼 등 1.5리터급 차량도 서서히 인기를
모아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계속된 디젤엔진 지프형자동차의 품귀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갤로퍼와 코란도 록스타 2인승 밴의 경우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즉시
팔려 나가고 있다.

디젤엔진 지프형자동차의 인기는 신차판매에서도 여전해 디젤엔진 지프형
중고차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겨울철 내내 거래가 극히 부진했던 1t급 소형트럭과 소형버스의 거래도
활발해 포터더블캡의 경우는 매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외제차인 벤츠 BMW의 매물은 여전히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반면 볼보 사브
등은 거래가 부진하다.

< 손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