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다시 기댈 곳 없이 다시 허물어지고 있다.

그동안의 기대감이 모두 물거품으로 인식되면서 대형우량주들이 무너지고
한동안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개별재료주들도 덩달아 매물을 맞고 있다.

시장이 맥없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평가손에 짓눌린 기관들도 넋을 잃은듯
그저 관망하는 기색이다.

외국인들은 팔기에 바빴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1.40포인트 떨어진 655.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13일(648.69)이후 약 2개월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장중 동향

=이날 시장의 흐름은 출렁이는 파도가 오름세를 이끌지 못하고 시종 낙폭을
더해가는 우울한 모습을 연출했다.

삼성전자 포철 등 대형우량주(블루칩)들이 내림세로 기울고 금융주마저
하락세를 보이자 개별종목들도 큰힘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로 출발했다.

이어 제약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반발매수세를 보였지만 환율 금리 등의
악재들의 융단폭격속에 허덕이며 종합지수는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해 이미
660고지를 빼앗긴채 전장을 마감했다.

지수 660고지마저 무너지자 전 업종에 걸친 실망매물이 쏟아져 지수 낙폭이
두자리수로 벌어지자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소형주를
중심으로 홍수를 이룬 신용매물을 비롯한 매도세를 이겨내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뚜렷한 호재나 루머를 접할 기회도 없이 큰폭의 하락으로 시장을
마감했다.

<> 특징주

=쌍용그룹의 쌍용자동차와 쌍용정공이 모처럼 초강세를 보였다.

쌍용자동차의 전환사채 주식전환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카콜라 매각과 관련된 우성식품은 4일째 초강세를 지속했으며 한보철강및
상아제약도 상한가대열에 끼었다.

삼성제약 일동제약이 제약주의 강세를 이었고 종금주중에선 신한종금이
초강세를 보인 반면 삼삼 아세아종금은 하한가를 맞았다.

자산가치를 앞세운 전방과 실적호전을 등에 업은 삼익악기도 초강세를
지속했다.

반면 전장에서 상승을 시도하던 미도파가 하한가로 다시 밀려나고 그동안
기세좋게 상승가도를 달렸던 세원 보령제약 송원산업 한일이화 미도파
주리원 싸니전기와 감리종목인 태봉전자등이 뚜렷한 약세를 면치 못했다.

<> 진단

=투자자들의 표정엔 멍든 모습이 역력하다.

외수펀드와 외국인 한도의 조기 확대및 금융실명제 보완에 대한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간채 그나마 기대했던 개별재료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장세전망이 썩 밝은 것도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지수 650선을 지지선으로 기대보고 싶지만 신뢰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대형주와 개별주를 막론하고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호재 악재 >>

<>외수펀드 설정 잇달아
<>증권사 상품주식 평가손 눈덩이
<>자금시장및 외환시장 불안감 증폭
<>재경원, 신설투신사 주식편입비율 하향조정
<>3투신 차입금 증가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