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에 대해
공동 대처, 이를 저지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월례 회장단회의를
갖고 최근 한화종금 미도파 등의 사례와 같이 빈번해지고 있는 경영권 탈취
또는 주식시세차익을 노린 적대적 M&A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정리했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사자간에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우호적 M&A는 필요하지만 경영권 탈취나 주식시세차익을 노린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전경련이 개입, 경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데 회장단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손부회장은 "특히 개정 증권거래법 발효를 계기로 국내기업을 노린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우려된다"면서 "출자제한, 지분제한 등 외국인에
비해 불리하게 돼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도파백화점에 대한 신동방그룹의 M&A추진과 관련, 대농그룹과
신동방그룹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촉구했다고 밝히고 필요하다면 최종현
전경련회장이 직접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회장단은 또 현재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주요그룹 기조실장회의에서 합의한 30대그룹의 임금총액동결을 적극
실천키로 합의하고 30대그룹에 공문을 보내 임금총액동결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키로 했다.

회장단은 또 최근 재개정된 노동법은 국가경쟁력강화와 국제기준화라는
당초 취지에 크게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시행령 제정과정에서 국제규범에
맞도록 내용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현회장의 3기 연임 후 처음 열린 이날 회의에는 최회장과 정몽구 현대
박정구 금호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등 2월정기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부회장
3명을 비롯 김우중 대우, 김각중 경방, 조석래 효성, 강신호 동아제약,
김석준 쌍용그룹회장, 조양호 한진그룹부회장 손병두 상근부회장 등 모두
11명이 참석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