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최형우 고문의 돌연한 입원이 여권의 대통령후보 경선구도는
물론 향후 전체 대권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돌발변수로 떠올랐다.

최고문은 이한동 고문이 신임대표의 전제조건으로 경선참여 포기를 직간접적
으로 종용해온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면서 대안으로 급부상했으나 의외의
와병으로 여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여권의 대선후보 경선기류는 최고문의 건강 호전여부에 따라 그 흐름이
크게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최고문으로서 봐서는 건강이 회복될 경우 당권은 쥐지 못하더라도 경선참여
는 가능하다.

이와관련, 뇌졸중으로 반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최고문은 현재 빠른 회복세
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이상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최고문은 대권도전 꿈을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는게 당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한차례 쓰러진 적이 있는 그가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할 경우 여권 대선후보의 합종연횡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보사태와 김현철씨 문제 등으로 위축일로에 있는 민주계엔 적잖이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문이 경선가도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민주계로서는 후보단일화 문제로
진통을 겪게 될 것이 불가피하다.

김덕룡 의원으로 민주계 후보가 단일화될지, 아니면 다른 민주계후보를
새로 내세우거나 영입파를 밀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최고문 입원이 민주계의 결속을 강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나 내부기류는 두갈래로 나뉘어진 상태다.

한쪽은 민주계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박찬종 이회창
고문 등 영입파와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영입파와 손잡자는 진영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김영삼 대통령이 자유경선 방침을 밝힌 이후 대중적 지지도가 무시할수
없는 요인이 된 점을 감안해볼때 박고문과의 연대쪽에 무게를 싣자는 견해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계 단일후보를 내야만 민주계가 차기 정권에서도 운신의 폭을
넓혀 나갈수 있다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

최고문이 건강을 회복해 민주계 단일후보로 나서는게 최선의 방안이나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김의원이 세대교체와 개혁이미지를 앞세워 민주계
대표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문이 쓰러진 11일 오전 최고문 김의원 서석재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이
회동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