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사제대결의 연속.

벌써 2백국을 돌파했다.

배달왕기전의 사제대결은 더욱 뜨겁다.

조훈현9단과 제자 이창호9단이 배달왕 타이틀을 놓고 3년연속 결전을
치렀고 이번 4기대회 역시 정상을 놓고 마주 앉았다.

사제간 정상격돌, 이창호9단 필승이라는 전통으로 흥미를 더하고 있는
제4기 한국이동통신배 배달왕기전 도전 5번기 제1국이 12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렸다.

도전자 조9단과 이창호 배달왕은 타이틀 외에 통산2백1번째 사제대결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탓인지 긴장된 표정으로 대국에 임했다.

포석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화점포석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대국초반 조9단이 우하귀와 상변에서 잇따라 수읽기 착각을 범하는
바람에 이창호배달왕이 1백20여수까지 진행된 현재 다소 유리한 국면을
보이고 있다.

조9단은 우하귀의 백20으로 후속수단도 없이 무리하게 끊는 첫번째
완착을 범했다.

이9단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흑39로 빵때림 하면서 우하귀를 튼튼하게
정비했다.

기선을 제압한 이9단은 곧바로 상변에 침투, 백58의 완착을 틈타 백
두점을 선수로 잡는 등 무리없는 바둑을 이끌었다.

비세를 느낀 백은 우변에서 첫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조9단은 흑두점을 잡고 살아갔지만 오히려 흑에게 두터운 세력을
허용하면서 주도권을 이창호9단에게 빼앗겼다.

전투는 하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면서 바둑은 세력다툼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련한 조9단이 호시탐탐 결정타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종반전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이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