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그룹이 10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전계열사,전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키로 하는 등 산업계에 임금인상억제 분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선경은 12일 경제위기 타개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전체 임직원의
올해 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묶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코오롱도 이날 화섬업계의 경기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본사와 공장의
과장급 이상 전원이 올해 임금을 동결키로 결의했다.

(주)풍산은 임원과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3백47명의 연대서명을 통해
올해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이로써 올들어 임금동결을 선언했거나 사실상 동결수준에서 노사가
합의를 본 대기업그룹은 15개를 넘어섰다.

또 아직까지 임금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대부분의 기업들도 임금총액동결을
원칙으로 정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율적인 임금인상억제에 동참하는
업체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경련 회장단이 지난 11일 회장단 회의에서 지난달 26일 주요그룹
기조실장들이 결의한 "30대그룹 임금총액동결" 원칙을 적극 실천키로
합의함에 따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임금동결 결의대회"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재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노총과 민노총이 각각 올 임금인상요구율을
18.4%, 10.6%로 정해놓고 있어 임금동결 움직임이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국 사업장까지 확산되기는 적잖은 고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임금총액동결원칙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각 회원사에 보냈다며 "근로자들이 단기적인 임금인상을 양보하는 대신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임금인상억제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