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외환관리 이대론 안된다] (4) '전문인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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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소재 사료업체 도드람의 외환딜러 이정열 대리.
월 4천t의 옥수수사료를 수입하는 이 업체의 유일한 외환딜러다.
국제선물시장에서 사료를 사들이고 그에 따른 외환거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요즘 가격변동이 심해 꽤나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런데 이대리가 소속된 부서는 품질구매팀.
선물.외환업무뿐만 아니라 일반 내자.외자 구매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말이 딜러지 온갖 허드렛일까지 챙겨야 하는 "잡화상"일 뿐이다.
사실 혼자서 국제선물시장과 외환시장을 동시에 모니터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각종 외환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만한 여유가 전혀 없다"는 그의 얘기는
타당한 변명이다.
연간 4천만달러의 외환을 만지는 해태제과도 딜러가 한사람이다.
회사측은 "내수업체의 성격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이 "딜러"도 평소에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우선 전문화된 인력이 없다.
통상 자금부나 경리부에서 영어깨나 하는 직원들이 외환업무를 같이 보고
있다.
경영진들도 전문인력을 특채하거나 내부에서 키울 의욕을 갖고 있지 않다.
"외환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한국금융연수원의 단기연수라도 갈라치면
회사측 눈치를 많이 봐야한다.
그나마 무산되기 일쑤다"(D사 자금부 P씨)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전문인력화를 원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업무에 종사할 경우 승진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짐작하기 때문이다.
"잘해야 본전"인 외환업무의 성격도 기피요인이다.
"아직도 우리 기업풍토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대접받지 못한다.
외환담당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어 한다"(H사 관계자)
외환업무시스템이 비교적 잘 짜여진 대기업의 딜러들도 길어야 3~4년이다.
1년짜리로 단명하는 딜러들은 수두룩하다.
조금 알만하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다.
""탐"이 뭐냐고 물어보는 후임자를 보면서 솔직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어느 전직 딜러(?)의 얘기는 이같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탐"은 서울외환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투모로"(내일)
거래의 약자로 가장 초보적인 용어다.
딜링업무를 그런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물론 선임자가 후임자에게 물려줄 것이 많지도 않다.
외환관련 책 몇권과 은행딜링룸 전화번호정도이다.
이런 상태에서 외환담당 인력들의 자질향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선물환을 통해 환위험을 헤지하거나 합리적인 자금관리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테크닉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연간 수천만달러의 유연탄을 수입하는 모시멘트업체는 지금까지 단 한건의
선물환거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갈수록 높아지는 생산비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경영수지는 어떻게 될까.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
월 4천t의 옥수수사료를 수입하는 이 업체의 유일한 외환딜러다.
국제선물시장에서 사료를 사들이고 그에 따른 외환거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요즘 가격변동이 심해 꽤나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런데 이대리가 소속된 부서는 품질구매팀.
선물.외환업무뿐만 아니라 일반 내자.외자 구매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말이 딜러지 온갖 허드렛일까지 챙겨야 하는 "잡화상"일 뿐이다.
사실 혼자서 국제선물시장과 외환시장을 동시에 모니터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각종 외환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만한 여유가 전혀 없다"는 그의 얘기는
타당한 변명이다.
연간 4천만달러의 외환을 만지는 해태제과도 딜러가 한사람이다.
회사측은 "내수업체의 성격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이 "딜러"도 평소에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와 비슷한 실정이다.
우선 전문화된 인력이 없다.
통상 자금부나 경리부에서 영어깨나 하는 직원들이 외환업무를 같이 보고
있다.
경영진들도 전문인력을 특채하거나 내부에서 키울 의욕을 갖고 있지 않다.
"외환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 한국금융연수원의 단기연수라도 갈라치면
회사측 눈치를 많이 봐야한다.
그나마 무산되기 일쑤다"(D사 자금부 P씨)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전문인력화를 원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업무에 종사할 경우 승진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짐작하기 때문이다.
"잘해야 본전"인 외환업무의 성격도 기피요인이다.
"아직도 우리 기업풍토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대접받지 못한다.
외환담당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어 한다"(H사 관계자)
외환업무시스템이 비교적 잘 짜여진 대기업의 딜러들도 길어야 3~4년이다.
1년짜리로 단명하는 딜러들은 수두룩하다.
조금 알만하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다.
""탐"이 뭐냐고 물어보는 후임자를 보면서 솔직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어느 전직 딜러(?)의 얘기는 이같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탐"은 서울외환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투모로"(내일)
거래의 약자로 가장 초보적인 용어다.
딜링업무를 그런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우리 기업의 현실이다.
물론 선임자가 후임자에게 물려줄 것이 많지도 않다.
외환관련 책 몇권과 은행딜링룸 전화번호정도이다.
이런 상태에서 외환담당 인력들의 자질향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선물환을 통해 환위험을 헤지하거나 합리적인 자금관리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테크닉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연간 수천만달러의 유연탄을 수입하는 모시멘트업체는 지금까지 단 한건의
선물환거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갈수록 높아지는 생산비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경영수지는 어떻게 될까.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