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선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종합주가지수가 강한 "정책지지선"으로 여겨지던 660선은 물론 문민주가
(655.61, 93년 2월25일)마저 뚫고 2개월여만에 640선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주가붕락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어려운 거시경제 상황이나 증시 수급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등 안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쉽게 뚫리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증시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600선까지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데 견해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경기후퇴에도 불구하고 높은 재고수준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줄지 않아
시중실세금리가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수출부진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원화환율도 재차 상승커브를 타면서 금리상승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이나 영국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를 안좋게 볼때도 유보적 태도를 견지
하던 미국투자가들도 최근들어 "팔자" 우위로 돌아설 정도로 외국인들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이남우 동방페레그린증권 이사)

거시경제지표가 최악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예탁금도 배당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그다지 늘지 않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감소한 상태다.

일시적이나마 꿈에 부풀게 했던 금융실명제 보완도 크게 기대할게 없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한마디로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호재가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급락에 따른 반등 예상도 거의 없다.

지수상승을 이끌만한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추가하락에 대한 전망만
무성하다.

"2~3월중 시장의 총아였던 M&A 관련주도 점차 인기를 잃어가면서 중소형
개별주들도 함께 활력을 잃을 것이다.

우량 대형주들이 움직일정도로 시장에너지가 크지 않은 만큼 4월까지는
매도우위를 취해야 할 것"(박병문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이다.

"경제도 안좋은 상황에서 정치적 위험까지 가세하고 있어 600선까지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현금비중을 높이며 쉬는 것이 가장 유망한 투자전략"
(옥치형 동서증권 압구정지점장)이라는 지적이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