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버(독일)=김수섭 기자 ]

"지갑처럼 주머니에 넣고다니다 어디서든지 데이터를 주고받는 컴퓨터"
CeB IT97은 온통 무선데이터통신의 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특히 핸드헬드PC(H-PC)와 노트북 컴퓨터를 디지털 휴대폰과 연결,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데이터통신은 CeB IT97을 계기로 완전히
현실로 다가왔다.

파나소닉은 지갑 크기의 컴퓨터를 담배값 크기의 GSM방식 휴대폰에
연결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이동데이터터미널(MDT)을
선보여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GSM 휴대폰을 핸드헬드PC와 노트북 컴퓨터에 연결함으로써
승용차를 이동집무실로 바꿔놓은 것.

이동중에도 휴대용컴퓨터로 팩스는 물론 데이터 전자우편까지 주고받을
수 있다.

휴렛팩커드도 노트북 컴퓨터에 무선전화기를 연결,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카시오는 무선으로 재고와 판매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판매시점관리(POS)
기기인 "핸드헬드터미널"을 내놓아 물류와 유통분야의 변혁을 예고했다.

무선데이터통신 관련제품 못지않게 무선네트워크와 관련한 시스템의
등장도 새로운 조류로 등장했으며 이동성을 강조하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이와함께 PC시장의 구조도 한층 숨가쁜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CeB IT97에서는 데스크톱PC의 출품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노트북
컴퓨터와 핸드헬드PC등의 신모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손지갑 크기의 핸드헬드PC가 나온데 대응해 영국의 PSION사등 팜톱전문
메이커는 전자수첩 크기의 손바닥만한 팜톱을 내놓았다.

노트북 컴퓨터들도 데스크톱PC를 대체할 정도의 기능경쟁에 머물지않고
디자인 경쟁에 한창 뜨겁다.

사용자의 편의를 높이기위해 본체에 손잡이를 매달거나 자판을 들어올려
CD롬타이틀을 집어넣도록 설계, 부피를 최소화하는 등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되고 있다.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는 이번 CeB IT에서 무선데이터통신과 함께 2대
이슈로 떠올랐다.

DVD는 이제 단순히 DVD롬타이틀을 재생하는 수준에 머물지않고
PC는 물론 자동차용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돼 자세대 영상매체로서의
자리를 재빨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데스크톱PC의 상위기종에 DVD롬 드라이브가 장착되는 것은 기본이 됐다.

파나소닉은 자용차용 DVD와 DVD자동항법장치를 선보여 신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가산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DVD용 보드를 출품해 관람객들과
유럽지역 바이어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가산은 초대형 멀티큐브를 활용, 7백20x4백80의 고해상도에 돌비서라운드
음향으로 전시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와이드TV연결기능 리모컨조작기능등 다양한 기능을 시연할때면 가산전자의
부스는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있다.

DVD붐과 함께 초대형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모니터의 개발경쟁도
치열하다.

샤프는 40인치의 세계 최대 SVGA급 TFT-LCD를 선보였다.

후지쓰의 경우 아예 데스크톱PC의 모니터로 모두 14인치 TFT-LCD모니터를
채용할 정도로 이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