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김원숙씨가 14~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542-5543)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세계여성의 해"였던 78년 미국 최고의 여성작가중 한사람으로 선정된
뒤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씨는 이후 피악 시카고아트페어 등
세계적인 미술제에 잇달아 참가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굳혔다.

95년에는 한국작가로는 처음 세계UN후원자연맹(WFUNA)이 선정하는
"올해의 UN후원 예술인"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95년부터 그린 것들로 그동안 시리즈로
선보였던 "우리가 얼굴을 가지게 될 때까지"와 새로운 테마로 등장시킨
"지팡이를 짚은 남자"등 40여점.

섬세한 감성에 의해 자연과 일상의 모습을 시적으로 변모시킨 작품들이다.

김씨의 예술세계는 내밀하면서도 순화된 시어처럼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친근한 화면에서 진하게 느낄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라는 압축된 주제의식과 그위에 등장하는 산과 강이
있는 풍경, 여자, 그리고 악기 꽃병 커튼 지팡이짚은 남자등 일상적인
소재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주는 마력을 발휘한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단편적인 현실의 재현이 아닌 일상을 초월한 꿈과
초월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붉은색과 푸른색 혹은 흑백등 작품 전체를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단순
간결한 단색조.모노톤의 절제된 화면들은 신중하게 선택된 색감과 경쾌한
놀림의 붓질이 어우러져 또다른 추억의 세계로 안내한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