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화두는 '복제인간' 목표는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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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다면..."
양에서 시작된 "복제 파문"이 원숭이에서, 마침내 사람으로 까지 번졌다.
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아온 복제인간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
세간의 화제는 단연 복제인간이다.
직장에서, 퇴근후 술집에서도 모였다 하면 복제 얘기다.
영화관에서도, 서점에서도 복제관련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복제 신드롬이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H사에 근무하는 박병철씨(28).
그는 독서패턴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로맨스 스토리를 주로 즐겼다.
총각끼리 만난 술자리에서는 근사한 로맨스 스토리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만났다 하면 복제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모리슨호텔"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복제관련 소설을 한두권 읽지 않고서는 대화를 리드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복제인간을 다룬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리슨호텔" "클론 프로젝트" "악령의 키스" 등 국내 소설류와 "DNA"
"돌연변이" "제3의 인간" 등 외국소설까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류 파멸의 위험성에 대해 쓴 "휴먼 보디숍"과 "인간의 게놈프로젝트"
"인과율" 등 경고성 비소설류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책들은 "종전에 비해 2~3배이상 팔리고 있다는 것"이 서점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김정남씨(26)도 요사이 영화보기 패턴이 달라졌다.
그는 그동안 시사적인 영화를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 복제관련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멀티플리시티(Multiplicity)" "DNA(디옥시리보핵산)" 등을 관람했다.
그리고 이미 상영된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 "저지 드레드" "읽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등도 다시 훑어 보았다.
이들 영화를 관람한 다음 나름대로 평가해 관련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D자동차의 영업사원 장선용씨(27).
그는 요즘 복제 논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인간도 복제된다면"이란 주제를 놓고 손님과 얘기하다 보면 의사소통이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
"저도 총각귀신될 걱정이 없어졌어요.
사람도 복제하게 되면 예쁜 얼굴의 팔등신 미인을 마음대로 골라 장가갈수
있지 않겠어요"
사람좋아 보이는 얼굴에 우스갯소리를 하면 고객들은 "유머가 있다"며
보너스점수를 준다.
처음보는 손님일수록 말을 시작하기가 편하다고 밝힌다.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복제 신드롬"이 여간 좋은 대화주제가 아닐수 없다"
는게 그의 설명이다.
복제 논쟁이 이처럼 좋은 쪽으로 결말이 나는 것만은 아니다.
B사의 김철수씨(28)는 최근 복제 논쟁을 하다가 여자친구와 싸웠다.
호프에서 술을 마시다 TV의 토론장면을 보고 흘린 말이 말다툼의 불씨가
되고만 것.
그는 "인간복제는 기술상의 진보"라며 말릴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에 여자친구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인간을 복제한다면 존엄성이 희생될 가능성이 커요.
사람이 얼마든지 있는데 인간을 귀하게 여기는 풍토가 생기겠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볼일이 아니에요"
이렇게 시작된 말다툼은 급기야는 얼굴을 붉히며 서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인간의 복제는 정말로 이뤄질 것인가, 복제가 된다면 언제쯤 어떤 형태로
가능할 것인가..."
복제 신드롬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 같다.
< 글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
양에서 시작된 "복제 파문"이 원숭이에서, 마침내 사람으로 까지 번졌다.
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아온 복제인간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
세간의 화제는 단연 복제인간이다.
직장에서, 퇴근후 술집에서도 모였다 하면 복제 얘기다.
영화관에서도, 서점에서도 복제관련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복제 신드롬이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H사에 근무하는 박병철씨(28).
그는 독서패턴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로맨스 스토리를 주로 즐겼다.
총각끼리 만난 술자리에서는 근사한 로맨스 스토리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만났다 하면 복제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모리슨호텔"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복제관련 소설을 한두권 읽지 않고서는 대화를 리드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복제인간을 다룬 서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모리슨호텔" "클론 프로젝트" "악령의 키스" 등 국내 소설류와 "DNA"
"돌연변이" "제3의 인간" 등 외국소설까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류 파멸의 위험성에 대해 쓴 "휴먼 보디숍"과 "인간의 게놈프로젝트"
"인과율" 등 경고성 비소설류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책들은 "종전에 비해 2~3배이상 팔리고 있다는 것"이 서점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김정남씨(26)도 요사이 영화보기 패턴이 달라졌다.
그는 그동안 시사적인 영화를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 복제관련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멀티플리시티(Multiplicity)" "DNA(디옥시리보핵산)" 등을 관람했다.
그리고 이미 상영된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 "저지 드레드" "읽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등도 다시 훑어 보았다.
이들 영화를 관람한 다음 나름대로 평가해 관련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D자동차의 영업사원 장선용씨(27).
그는 요즘 복제 논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인간도 복제된다면"이란 주제를 놓고 손님과 얘기하다 보면 의사소통이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
"저도 총각귀신될 걱정이 없어졌어요.
사람도 복제하게 되면 예쁜 얼굴의 팔등신 미인을 마음대로 골라 장가갈수
있지 않겠어요"
사람좋아 보이는 얼굴에 우스갯소리를 하면 고객들은 "유머가 있다"며
보너스점수를 준다.
처음보는 손님일수록 말을 시작하기가 편하다고 밝힌다.
"영업하는 입장에서는 "복제 신드롬"이 여간 좋은 대화주제가 아닐수 없다"
는게 그의 설명이다.
복제 논쟁이 이처럼 좋은 쪽으로 결말이 나는 것만은 아니다.
B사의 김철수씨(28)는 최근 복제 논쟁을 하다가 여자친구와 싸웠다.
호프에서 술을 마시다 TV의 토론장면을 보고 흘린 말이 말다툼의 불씨가
되고만 것.
그는 "인간복제는 기술상의 진보"라며 말릴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에 여자친구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인간을 복제한다면 존엄성이 희생될 가능성이 커요.
사람이 얼마든지 있는데 인간을 귀하게 여기는 풍토가 생기겠어요.
그렇게 간단하게 볼일이 아니에요"
이렇게 시작된 말다툼은 급기야는 얼굴을 붉히며 서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인간의 복제는 정말로 이뤄질 것인가, 복제가 된다면 언제쯤 어떤 형태로
가능할 것인가..."
복제 신드롬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 같다.
< 글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