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프로들은 도대체 어떤 사양의 어떤 클럽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일본인과 한국인의 체격조건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일본 상위랭커들의 클럽
선호도는 한국골퍼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근착 골프 클래식지를 통해 "일본 프로들의 클럽"을 분석해 본다.

<>.이 통계는 지난해 상금랭킹 60위까지의 남자프로들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드라이버를 메이커별로 따지면 "브리지스톤"이 압도적.

60위까지의 남자프로중 "브리지스톤 프로 230" 클럽을 쓰는 골퍼가 무려
22명으로 전체의 37%를 점유하고 있다.

"프로 230 티탄"은 일본 아마선수권대회에서도 94년이래 3년연속 사용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클럽이다.

그 다음은 "테일러메이드 V921"로 9명이고 "한국에서만 유명한" 혼마는
단 3명에 그치고 있다.

캘러웨이 GBB는 두명.

그러나 브랜드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샤프트 길이이다.

60명중 60%가 넘는 무려 37명이 44인치 길이의 드라이버를 쓰고 있는 것.

요즘 국내에서 보편화 된 45인치 드라이버를 쓰는 프로는 단 3명뿐이었고
43.5인치의 "전통적 길이"가 7명이나 됐다.

이같은 현상은 "44인치"가 동양인 체형에서 가장 컨트롤하기 쉽고 거리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이"임을 나타내는 것 같다.

샤프트 길이가 길면 물론 거리가 더 나게 돼 있지만 컨트롤이 생명인
프로들은 44인치를 최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헤드 소재별로는 역시 티탄이 44명으로 티탄전성시대를 나타냈고 스텐레스가
15명, 그리고 퍼시몬우드는 단 한명이었다.

샤프트소재는 카본이 58명이고 스틸은 단 두명.

<>."프로들은 페이스 됫면이 두텁게 튀어나온 머슬백 형태 아이언을 선호
한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그동안 페이스 뒷면이 둥글게 파진 "캐비티 백" 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전유물로 인식됐었으나 조사 결과 60명중 47명이 캐비티 백 형태의 아이언
으로 돌아섰다.

머슬백 형태는 13명.

이는 캐비티 백 형태가 이제 프로 아마 가릴 것 없이 아이언구조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

흥미로운 것은 샤프트 소재이다.

아이언의 경우 여전히 스틸샤프트가 39명으로 21명의 카본 그라파이트
소재를 앞서고 있다.

프로세계에서는 아직 아마추어계 만큼 카본샤프트 아이언이 보편화되지
않은 셈.

모델별로는 "J''S 티탄"등 "브리지스톤 아이언"이 총 1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테일러메이드와 미즈노(이상 7명), 타이틀리스트(6명) 순이다.

혼마는 5명.

한편 볼에 관해서도 "레이그란드 WF" 등 브리지스톤사 제품이 60명중
2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타이틀리스트로 19명이었다.

스미또모공업의 던롭제품은 13명으로 3위.

<>.통계에서 보듯 "브리지스톤의 아성"은 일본최대의 프로계보인 "오자키
군단"과의 계약에도 기인한다.

제품명에 선수이름을 붙이는등 "선수들과 함께 크며" 일본 최대의 골프용품
회사로 성장한 브리지스톤의 전략은 상당히 독특하다.

어쨋거나 브리지스톤은 "일본 골프의 일본기업 석권"을 의미하는 것.

미제, 일제만이 판치는 한국골프의 입장에선 부럽기 그지없는 대목이다.

이밖에 "44인치 드라이버의 유행, 캐비티 백에 스틸샤프트아이언의 강세,
그리고 혼마의 약세" 등도 다소 의외의 통계가 아닐까 한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