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64) 제1부 : 압구정동 지글러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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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출귀몰하는 녀석을 어떻게 우리 미아의 호기심에서 쫓아내고 결코
두번다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들까?
그 궁리에 머리가 터질것 같다.
"우리 압구정동이 얼마나 좁우?
그런데 그 부잣집 아들을 다시는 압구정동에서 볼 수가 없는 거유.
나는 그 오빠의 꿈까지 가끔 꾸었는데 이런 오빠는 희귀동물을 발견하고
쫓는 포수들이 많아서 꼭꼭 숨어서 다니는 것인지, 우리 학원의 모든
여자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 놓고는 그대로 오리무중으로 사라져버렸는데,
내가 용케도 바로 요 앞에 있는 보물섬 당구장에서 오늘 나오는 것을
잡았다 이 말이우"
공박사는 딸의 근력 좋은 입담에 질리면서 자기도 여고시절에는 그렇게
힘차고 줄기차게 지껄일 수 있었던가 추억해 본다.
그러나 이것은 동물성을 많이 먹은 신세대 아이들의 특징은 아닐까?
동물적으로 강한 호기심과 넘쳐나는 영양상태가 이루어놓은 입담일까?
공박사는 자기 딸의 수다와 강렬한 호기심에 완전히 손을 들고 만다.
그 오빠는 틀림없이 지영웅이다.
지영웅은 이 근처의 당구장에서 남아도는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무지무지 실력이 있는 허슬러라고 뽐낸 적이 있다.
그 당구장의 이름이 보물섬이라고 한 적은 없는것 같지만 아무튼
이 놀라운 미남 지글러의 존재는 이제 단순한 과대망상증 환자, 쇼핑중독증
환자가 아니라 가장 무시무시한 나쁜 놈, 나의 딸을 망칠 수도 있는
원수같은 놈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스러운 존재로 부상했다.
"그 오빠가 무슨 차를 타고 다니던?"
"학원에는 차를 안 타고와.
바로 이 근처 어디 걸어올 수 있는 거리에 사는것 같았어"
모든 여자들을 현혹시키는 이 놈을 어떻게 처리한다.
그녀는 사뭇 살인마라도 발견한듯 가슴이 쿵쿵 뛰면서 공포에 휘말린다.
"엄마, 왜 그래요?
혈압 오르는것 아니유?
엄마는 의사지만 의사들도 자기병은 못 고치더라.
의사는 안 죽어야 되는데 그들도 결국은 죽지않아?
그러나 우리 엄마는 죽으면 안돼.우리는 아직 어린 나무인걸 큰 나무로
자라려면 우리는 태양이 필요해요.
엄마는 우리의 태양인걸"
그래 나는 저 아이들의 태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미아의 고백을 간단히 들어넘겨서는 안 된다.
그는 순간 지영웅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싶다.
레이저 한방으로 날리는 법은 없을까?
그는 이제 그녀의 환자가 아니라 압구정동의 쓰레기요, 바이러스다.
감옥에라도 처넣고 싶다.
어떻게 하면 미아에게서 그놈의 환상을 깨끗이 척결해 줄 수 있을까?
대변이 가득 든 양변기의 스위치 하나로 깨끗이 모든 오물이 씻기듯이
말이다.
그녀는 자기의 두뇌에다 스위치를 힘차게 누른다.
그렇다.
다음에 지영웅이 나타나면 사진을 한장 촬영해서 미아에게 들이대자.
그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
두번다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들까?
그 궁리에 머리가 터질것 같다.
"우리 압구정동이 얼마나 좁우?
그런데 그 부잣집 아들을 다시는 압구정동에서 볼 수가 없는 거유.
나는 그 오빠의 꿈까지 가끔 꾸었는데 이런 오빠는 희귀동물을 발견하고
쫓는 포수들이 많아서 꼭꼭 숨어서 다니는 것인지, 우리 학원의 모든
여자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 놓고는 그대로 오리무중으로 사라져버렸는데,
내가 용케도 바로 요 앞에 있는 보물섬 당구장에서 오늘 나오는 것을
잡았다 이 말이우"
공박사는 딸의 근력 좋은 입담에 질리면서 자기도 여고시절에는 그렇게
힘차고 줄기차게 지껄일 수 있었던가 추억해 본다.
그러나 이것은 동물성을 많이 먹은 신세대 아이들의 특징은 아닐까?
동물적으로 강한 호기심과 넘쳐나는 영양상태가 이루어놓은 입담일까?
공박사는 자기 딸의 수다와 강렬한 호기심에 완전히 손을 들고 만다.
그 오빠는 틀림없이 지영웅이다.
지영웅은 이 근처의 당구장에서 남아도는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무지무지 실력이 있는 허슬러라고 뽐낸 적이 있다.
그 당구장의 이름이 보물섬이라고 한 적은 없는것 같지만 아무튼
이 놀라운 미남 지글러의 존재는 이제 단순한 과대망상증 환자, 쇼핑중독증
환자가 아니라 가장 무시무시한 나쁜 놈, 나의 딸을 망칠 수도 있는
원수같은 놈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스러운 존재로 부상했다.
"그 오빠가 무슨 차를 타고 다니던?"
"학원에는 차를 안 타고와.
바로 이 근처 어디 걸어올 수 있는 거리에 사는것 같았어"
모든 여자들을 현혹시키는 이 놈을 어떻게 처리한다.
그녀는 사뭇 살인마라도 발견한듯 가슴이 쿵쿵 뛰면서 공포에 휘말린다.
"엄마, 왜 그래요?
혈압 오르는것 아니유?
엄마는 의사지만 의사들도 자기병은 못 고치더라.
의사는 안 죽어야 되는데 그들도 결국은 죽지않아?
그러나 우리 엄마는 죽으면 안돼.우리는 아직 어린 나무인걸 큰 나무로
자라려면 우리는 태양이 필요해요.
엄마는 우리의 태양인걸"
그래 나는 저 아이들의 태양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런 미아의 고백을 간단히 들어넘겨서는 안 된다.
그는 순간 지영웅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싶다.
레이저 한방으로 날리는 법은 없을까?
그는 이제 그녀의 환자가 아니라 압구정동의 쓰레기요, 바이러스다.
감옥에라도 처넣고 싶다.
어떻게 하면 미아에게서 그놈의 환상을 깨끗이 척결해 줄 수 있을까?
대변이 가득 든 양변기의 스위치 하나로 깨끗이 모든 오물이 씻기듯이
말이다.
그녀는 자기의 두뇌에다 스위치를 힘차게 누른다.
그렇다.
다음에 지영웅이 나타나면 사진을 한장 촬영해서 미아에게 들이대자.
그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