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정보시스템의 구하성(33)특수사업그룹연구팀장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구팀장의 무기는 그가 개발한 "자동지문감식시스템"(AFIS).

각 경찰기관에 보급된 이 시스템은 아무리 희미한 지문이라도 일단
채취만 되면 10분안에 주인을 식별해준다.

그는 또 손금을 인식, 분석하는 "자동장문인식시스템"과 발자국을
구별해주는 "자동족흔적시스템"을 개발해 수사망을 좁히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AFIS는 다양한 지문의 특징(알고리즘)을 잡아 식별하는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시스템.

해외에서는 미국 프랑스 일본등 3개 국가만이 개발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는
기아정보시스템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기아정보시스템은 지난해 이들 3개국 업체들이 참여한 이집트의
AFIS구축프로젝트를 수주, 국내 AFIS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

구팀장이 AFIS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 94년 기아정보시스템에
입사하면서 부터.

대학원에서 인식시스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자신의 학업성과를
사회에 적용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추석같은 명절에도 시골집에 못갔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몰두한지 3년여만에 모든 국민의 지문을
입력, 식별할수 있는 AFIS가 탄생했습니다.

AFIS가 개발되던날 "나도 엔지니어가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기술은 범죄소탕 이외에도 전자주민카드 제작에 활용된다.

구팀장은 AFIS기술을 응용,지문뿐만 아니라 인감도장 사진등을 입력할수
있는 화상입력시스템(MFIS)을 개발했다.

MFIS는 이달 안으로 전국 동사무소에 공급된다.

동사무소에서 전자주민카드를 만들때는 MFIS 기기에 엄지손가락을 잠시
눌러주기만하면 된다.

잉크를 묻힐 필요도 없다.

인감도장도 MFIS에 대기만하면 된다.

구팀장의 AFIS는 달러벌이에도 일조하고있다.

기아정보시스템은 이집트에 이어 필리핀에 AFIS기술을 응용한 솔루션을
수출하고있다.

또 터키 시리아등 다른 중동국가에 AFIS공급을 추진,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있다.

특히 3억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사업 입찰에 참여, 수주전을
벌이고있다.

"AFIS 기술은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자동차 손잡이, 일반 건물의 열쇠등 지문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할수 있는 안전장치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입니다"

구팀장은 이미 금융권에서 사용될수 있는 카드인식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인감을 자동인식, 식별할수 있는 증권카드시스템을 국내 한 증권사에
공급했다.

그는 요즘도 AFIS기술을 응용해 만들수 있는 제품을 궁리하느라 곧잘
밤잠을 설친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