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헌의원은 자신이 홍인길의원으로부터 한보에 대한 대출 청탁을 받고
산업은행과 제일은행에 대출 압력을 행사했다는 홍의원의 법정진술에 대해
"홍의원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산업은행에 대출요구를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으며 제일은행에는 대출부탁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한 한의원은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홍인길의원이 나에게 한보가 어렵다는 뜻을 3-4차례 말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산업은행에 내가 전화를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 총재에게 전화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대출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보기 어렵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제일은행에 대한 대출압력과 관련, "95년12월초 홍인길 당시 총무
수석이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3남인 정보근씨를 집무실로 보내와
5-6분간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정씨는 아버지인 정회장이 구속된 이후
회사가 어렵다며 회사에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밝혔다.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