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 조승만 상임고문(70)이 한보특혜대출사건과 관련해 산업은행
김시형 총재에게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을 청탁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거래소 홍인기 이사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봄 조고문과
김총재를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으며 이자리에서 조고문이 한보에
대한 대출문제를 거론했으나 김총재가 거절해 무산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홍이사장은 그전부터 조고문이 "김총재가 대출을 왜 안해주는지 모르겠다"
라며 불만을 토로해와 두 사람을 화해시키기 위해 자신의 학교후배인 김총재
와 만날수 있도록 자리를 주선했다고 말했다.

홍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보에 대한 대출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지만
김총재가 단호히 거절해 더이상 얘기하지 않았으며 이미 이같은 내용을
검찰에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조고문은 한보의 정태수 총회장과 70년대부터 잘 아는 사이이며 최근에도
자주 만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시절 조병옥 박사의 비서관을 지냈으며 이때부터 김영삼 대통령과
친분을 쌓는 등 상당수의 정계인사들과 친분을 갖고 있으며 지난 95년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준공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조고문은 조박사 사망후 지난 65년 증권거래소 이사로 재직했었으며
여수에너지 상임고문 럭키증권 상임감사 등을 역임한뒤 문민정부 출범후인
93년 6월부터 다시 증권거래소 상임고문으로 재직해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