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과 TV생중계로 진통을 거듭했던 한보국정조사특위가 오는 20일부터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특위가 한보사태의 실체를
어느정도 규명할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위는 18일 증인채택및 조사일정을 확정하는 등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여당은 한보사태를 "경제적 비리"로 야당은 권력핵심층이
깊이 개입한 "권력형비리"로 각각 규정하고 있는데다 조사범위에 대한 입장도
달라 국정조사기간 내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은 이번 한보청문회를 김현철씨의 전반적인 국정개입의혹도 함께
파헤치는 "한보및 김현철 청문회"로 삼아, 현 정권의 총체적인 국정운영
문제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여당은 한보사태에 조사활동을
국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증인채택및 조사범위를 둘러싸고 파란이 예상
된다.

한보특위가 규명해야 할 점은 두가지.

현 정부의 실세들이 정태수 한보회장에게 뇌물을 받고 한보에 대한 은행대출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현철씨의 한보관련 여부및 국정개입의혹.

비록 신한국당이 이번 특위활동을 한보사태로 한정하려고 하고 있으나
야권은 TV생중계가 이뤄진 만큼 김씨에 대한 증인심문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정개입의혹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은 특히 김씨가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청문회에
나서기로 한 만큼, 청문회가 비공개로 이뤄지거나 의원들의 질의내용이
제한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위는 우선 20~21일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활동을
시작한다.

이어 22일부터는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은행감독원 등 13개 관련기관으로
부터 한보사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질의를 벌인다.

소위 "청문회"로 일컬어지는 증인심문은 4월초부터 시작, 약 25일간 계속
된다.

이 기간중에는 전현직 고위관료및 은행장 그리고 정치인 등 약 70여명의
증인들이 차례로 나와 한보와 관련된 의혹의 실체를 증언하게 된다.

특위는 먼저 이수휴 김용진 전 은행감독원장 이철수 신광식 전 제일은행장,
우찬목 전 조흥은행장 김시형 전 산업은행총재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 등을
불러 증언를 듣는다.

특위는 이들에 대해 한보에 대한 편법대출의 경위및 외압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을 할 계획이다.

이어 박재윤 전 청와대 경제수석 한봉수 전통상산업부장관 박승 김우석
전 건설부장관 등이 나서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은 코렉스공법의 도입 허가
문제 <>당진제철소 공유지수면매립 허가의 특혜의혹 등을 해명하게 된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보관련 정치인및 정태수 한보회장 그리고 김현철씨의
증언은 특위 활동이 막바지에 이르는 4월중순이후가 될 전망이다.

김씨와 홍인길 정재철 황병태 권노갑 의원 등을 통해 한보의 배후 실체는
무엇인지를 규명하게 된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