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팩토리로 경영혁신을''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공동으로 지난해 3월14일부터 펼쳐온
중소기업 리팩토리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소기업청 후원으로 중소기업의 공장을 혁신,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이 운동에 참여기업이 줄을 잇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재신청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한지 꼭 1년째되는 지난 14일 현재 3백5개 기업이 참여,
기업진단지도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기업진찰을 받고 부문별 혁신사업
에 들어간 기업은 1백11개사에 이른다.

이들이 진찰을 받은 부문은 생산관리 재무관리 등 5개 분야 23개 항목.

인체에 비유하자면 혈액검사에서부터 X선검사 초음파검사까지 완벽한 진찰을
받은뒤 보다 활기찬 건강을 찾고 있다.

이같은 기업진찰및 건강증진사업에 참여한 3백5개사중 이미 한국정공 등
76개사는 우수기업으로 탈바꿈을 했다.

우수기업 76개사중 베스트10은 한국정공(대표 한용혁) 한신기업(이성종)
대흥화학(이춘남) 한신모방(백성기) 동방전자(최만형) 무등(김국응) 삼성공업
(한진철) 한국시스맥스(김종수) 신화산업(원재철) 삼성제침(송인춘) 등.

처음 진단전문가들로부터 기업진찰을 받았을땐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 1백점 만점에 40점이하의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

이처럼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모든 참여업체들이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기개선사업에 착수했다.

리팩토리사업이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 17년간 업체들을 지도하면서
축적한 체험적 데이터를 기초로 고안한 경영지도방식.

이 운동의 확산을 위해 양기관은 20명의 리팩토리 전담지도사및 1백50명의
국내및 해외경영기술지도사를 동원, 진단및 지도활동을 전개해왔다.

양기관은 지난해 7월5일 한국종합전시장(KOEX) 4층 대회의실에서 전국의
중소기업 경영자및 경영학교수 컨설턴트 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소기업 리팩토리 포럼"을 개최했다.

또 지난 7월초 KOEX 별관에서 청산엔프라 등 83개업체가 참여하는 "리팩토리
우수기업 제품전시회"를 열었다.

올해도 이 리팩토리 우수기업 제품전시회를 오는 7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 리팩토리사업에 성우금속 부국철강 자강산업 등은 기업진찰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지도를 신청, 경영혁신을 추진중이다.

더욱이 첨단기술 보유업체로 유명한 부품업체인 동양피스톤 자화전자
동우척공업 한국폴라 경창와이퍼 메디슨도 스스로 리팩토리진단을 신청했다.

이들 중에는 중진공의 경영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도 레벨업을 위해
다시 리팩토리를 신청한 기업도 태준제약 한국광학 화덕산업 유니온전지
새턴기업 등 30개사에 이르렀다.

경창산업 알파색채 연일기계 서울금속공업 대구중공업 등 알차기로 이름난
기업들도 새로운 도약을 위해 리팩토리에 앞장섰다.

양기관이 추진하는 리팩토리의 첫번째 단계인 "기업진단"은 5개 분야 23개
항목의 체크포인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5개 분야는 경영종합관리 생산관리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마케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생산관리는 공정개선 납기준수 환경안전 등 10개 항목으로 나뉜다.

10개 항목중 공정개선에서는 라인밸런싱 운반물류 등 4개 항목이 체크
포인트.

이 체크포인트별 점수를 바탕으로 레이더망 모형의 차트를 만드는 것이
바로 기업의 건강진단서.

이러한 기업진단기법이 국내업계에서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벤치마킹
리엔지니어링 등 해외경영혁신기법을 전혀 흉내내지 않은 덕분이다.

그동안 많은 경영혁신기법들이 미국 또는 일본 등에서 도입된 것이어서
우리나라 현실과는 맞지 않는 점이 많았다.

그러나 리팩토리사업도 두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첫째 참여업체가 늘어나면서 우수지도요원의 확보가 큰 과제로 떠올랐다.

둘째는 현재 생산관리를 진찰하는 13개 항목의 구조가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이 발견됐다.

이런 점을 감안,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진공은 서로 손잡고 이달안에 해결
방안을 세워 리팩토리운동이 기업현장에서 더욱 뿌리를 내리도록 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 2천개 기업이 이 기업혁신사업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 이치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