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소식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은 우리 경제는 더욱 움추려드는
추세이다.

일부 계층의 과소비도 여전하지만 얼어붙은 서민가계는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어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비도 힘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레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금년들어 1,2월의 무역적자가 55억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며, 환율은
1달러당 88원대를 기록하고 각 기업은 경쟁적으로 달러를 확보하여 외환
시장을 더욱 과열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은 이미 3,4년 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 그동안
반도체의 호황이 우리 경제에 거품경기를 불러왔다.

반도체에서 이루어낸 이익을 기업의 체질개선이나 구조조정에 써 왔다기
보다는 신규 사업 확장이나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되어 현재의 어려움을 더욱
대형화시킨 결과가 되었다.

물류에 있어서도 물류 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부간 고속 전철 사업, 광양만 컨테이너 터미날, 부산 가덕도 항만 개발,
경인 운하 건설 등 모든 사업이 의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자금은 사업당 수조억원에 달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단지 그동안 미비되어 왔던 사회간접시설
기반을 단시일내에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이해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 상품의 대외경쟁력의 치명적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고물류비가 현재 경인지역으로부터 부산까지의 육상운송비를 포함한
물류비가 부산에서부터 유럽항구까지의 해상운송비 수준에 육박해가는
작금의 현실을 볼 때, 고물류비의 개선은 시급을 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물류비를 절감하여
우리상품의 대외경쟁력을 개선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과도한 투자와
비효율적인 운영은 곧 세금이라는 형태로 기업의 비용을 간접적으로
증가시키게 되어 결국은 우리의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훼손시키게 되는
것이다.

사회간접 시설에 대한 과도한 투자보다는 현 기존 시설에 대한 효율적
운용에 우선적으로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적인 예로 한남대교 남단의 진입로 공사후에 더욱 악화된 교통사정으로
시민의 불편이 더 커졌지만 한남대교의 버스전용차선을 없애고 한남대교의
흐름을 넓혀주자 교통체증이 획기적으로 감소되었던 것을 볼 수 있다.

즉 비효율적인 물리적 시설확대 이전에 기존 물류시설의 효율적 운용의
극대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투자의 기본원리가 공공부문의
투자에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현재 동시에 개발되고 있는 부산 가덕도 컨테이너 터미날과 광양만
컨테이너 터미날의 건설도 투자 및 수익성 분석을 토대로 우선 순위를
정하여 재종되어야 한다.

광양만 컨테이너 터미날의 경우 경인지역과의 화물전용 열차선로를
건설하여 컨테이너의 2단적, 3단적 운송도 가능한 튼튼한 선로를
건설하여야만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경쟁국가들인 싱가폴, 홍콩, 대만이 도시국가나
준도시국가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상대적 물류비의 열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출산업을 항만인근 지역에 재배치하는 국가적 물류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만든다는 전략도 우리나라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율성을 만들어내어 가장 경쟁력있는 물류코스트를 화주에게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구의 전용화와 사유화가 과감히 시행되어야 하며
외국인이라도 필요하면 항만에 투자해서 사용화할 수 있도록 하여야지만
우리 항만이 경쟁력을 생명력으로 하는 항만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

정부의 규제도 우리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규제도 다같이 철폐되어야 한다.

항만노조에 의한 노동사용권에 대한 제약이나 항만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어떤 종류의 규제도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없으면 망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사유화와
투자자유화를 통해 만들어 내야 한다.

국내 유통물류에 있어서도 대형화와 전문화가 강력히 시행되어야 하며
이에 관련된 규제도 제거되어야 한다.

현재 대도시에 운행되고 있는 소화물 운송차량의 50%이상이 빈차로
운행되고 있으며 이는 자가 운송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즉 신뢰할 수 있는 전문용달업체의 부재로 야기된 현상으로 심각한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해당사자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더라도 물류의 효율성향상을 위한
국가경쟁력 재고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대도시 지역의 소화물 운송을 위해서는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지하철을
이용한 화물운송도 고안되어야 하며 일정 상업지역에 지하철화물운송터미날을
건설하고 간이 컨테이너 운송방식을 통한 효율적 상하차 방식으로 하역
방식을 개선하면 효율적 지하철 화물운송으로 우리의 물류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 국제간의 효율적 물류시스템 구축과 신뢰할 수 있는 전문 대형
물류업자가 생겨날 때 기업들은 과감한 외부용역으로 기업내의 물류에
연관된 이중조직을 운용할 필요가 없게 되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기업의 물류경쟁력을 높일 수가 있다.

물류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와 과감한 시행으로 우리만의
특성있는 물류경쟁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