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삼미 부도에 연루된 제일.조흥.외환은행에 대해 유럽신용평가기관인
IBCA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IBCA는 20일 "거래업체의 잇단 부도로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늘어난데다
이자수입 감소가 발생해 제일.조흥.외환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해외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기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한보 이전에 비해 30bp(베이시스포인트, 100bp는 1%)
정도 높은 조달금리를 지불하고 있는 터여서 신용등급의 하락과 삼미 부도는
해외자금 조달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IBCA는 3개 은행의 재무구조평가 신용등급을 한단계식 낮췄는데 조흥.외환
은행은 C에서 C/D로, 제일은행은 C/D에서 D/E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들은 유럽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차입하거나 기채를 주선
할때 조달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IBCA는 "한보철강 당진제철소가 완공되면 채권은행들의 손실이 만회될
것이지만 제일은행은 경영위기로부터 벗어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이라고 설명했다.

삼미 부도와 관련, IBCA는 조흥.외환은행의 경우 부실규모가 적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IBCA는 한보 부도직후인 지난 1월24일부터 3개 은행을 워치리스트에 올려
놓았었다.

금융계에서는 특히 일본계 은행이 3월 결산을 목전에 두고 있어 하루짜리
단기차입은 당분간 구경하기도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