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작가 곽덕준(60)씨가 15일~4월12일 서울 중구 다동 동아갤러리
(778-4872)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교토시립 히요시가오카미술공예학교에서 일본화를
전공한 곽씨는 60년대 평면작품으로 일본화단에 등장했다.

70년대 개념미술의 영향을 받아 현대미술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이때부터 회화와 설치 사진 판화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회는 초기작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대표작 60여점을 통해
그의 다양한 예술세계를 조명해보는 기획전.

패널에 석고 수지 안료를 섞어 제작한 60년대의 회화작품을 비롯 70년대의
사진작품 "계량기" "이벤트" 연작, 그리고 80~90년대의 회화 "풍화" 시리즈
등이 망라돼 있다.

그의 작업들은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겪어온 삶에 대한
자기성찰을 담고 있다.

따라서 영원한 이방인으로서 낯선땅에 뿌리내리며 사는동안 겪어온 갈등과
동요, 자존의식을 함축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한일 양국의 현대미술사 측면
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의 작품은 모두 연작형태로 구성된 점이 특징.

전체적인 개념을 확연하게 드러내 보이기 위해 단계별로 구체성을 확보해
나가는 독특한 시리즈작업을 펼쳐보이고 있는 것.

그는 그동안 10여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의 각종
비엔날레에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지난해 KBS 해외동포상(예술부문)을
수상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