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광고물량 감소로 광고회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광고회사의 체질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일 서울 호텔롯데에서 열린 한국광고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제9대
회장으로 선임된 김명하(59) 코래드사장은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김회장은 우리나라 광고시장의 규모가 세계 상위권이지만 그에 어울릴
만큼 광고집행이 과학적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점 사업방향은.

"우리나라 광고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광고산업 육성책과 광고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광고계의 여러 문제들을 단시일에 한꺼번에 해결하기보다는 하나 하나씩
차근차근히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광고주와의 관계에서 개선될 점은 없는지.

"경기침체로 요즘 광고수주전이 매우 치열합니다.

한 광고주를 위한 경쟁프리젠테이션(광고시안 설명회)에 5~6개의 광고
회사들이 매달려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광고회사마다 거의 완성에 가까운 광고제작물을 내놓고
있어 프리젠테이션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때문에 앞으로 광고주가 경쟁에서 탈락한 광고회사들에 프리젠테이션
준비비용을 돌려주는 리젝션피(Rejection fee)제도를 상례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부도사태로 광고회사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입니다.

광고주의 연이은 부도로 여러 광고회사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광고회사가 부도 난 기업의 광고대행료를 전부 책임져야 하는 현재의
풍토는 개선돼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광고주의 광고비지불 불능 상황에 대비해 선지급 결제나
광고주들이 일정액의 광고금액에 대해 채권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임기중에 광고주, 매체사와 숙의해 가능한 선에서 제도적인 안전판을
강구하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이밖에 계획하고 있는 일은.

"현재 10%대인 방송광고 대행수수료를 국제관행에 맞게 15%로 올리기 위해
노력할 작정입니다.

또 신문과 잡지 등 인쇄매체의 발행부수공사(ABC)제도의 정착과 시청률
조사 등을 통해 광고의 과학화를 앞당기는데 협회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