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얘기 좀 해봅시다) '대학생 창업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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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창업열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서울대,벤처기업협회(회장 이민화)가 최근 주최한 "창업로드쇼"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서울대 공과대학에는 회원 수 40여명의 "벤처클럽"이 탄생했다.
공부하면서 기업가로서의 꿈도 키우는 "신주경야독"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같은 신풍속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일부에서는 "차세대 주인공들이 벤처기업 창업에 나서는 것은 우리미래를
밝게 한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본업이 아닌 일에 빠져든 나머지 인격형성에 중요한
대학생활을 소홀히 할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 영파일팀은 "서울대 벤처클럽" 회장 송병준(전기공학부
4년)씨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의 이승욱(석사과정)씨를 초청, 젊은이들
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 송병준씨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대기업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거대한 몸집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기는 커녕 그 흐름에
끌려가기도 어렵습니다.
기술력과 기동성을 갖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경제의 밑바닥에 탄탄히
자리잡아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사나 넷스케이프사등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성공한 기업들인데 넷스케이프도 요즘 새로운 벤쳐기업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게 아닐까요.
<> 이승욱씨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하지만 대학가에 불고 있는 벤처기업 창업열풍을 보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대한 경마장으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장인적 전문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보다는
파편적인 아이디어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투기적 환상을 먼저 목격하게
되는게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 송병준씨 =벤처기업이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벤처기업은 틈새시장을 노리게 마련인데 그 전제는 그 분야에서만큼은
대기업을 능가할 수 있는 기술력입니다.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마음먹은 대학생들 중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대부분
기술을 갈고 닦으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기적 환상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꼭 석.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기술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학부생이라도 관심있는 기술에 집념을 가지고 뛰어들면 그 분야의 전문가
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다니는 전기공학부는 4학년이 되면 졸업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매년 몇건의 특허가 신청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사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학부생들이 창업을 하려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면 곤란합니다.
<> 이승욱씨 =기업을 창업하겠다는 것은 아주 단순화시키면 물건을 가지고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죠.
입시위주의 교육체제에서 살아온 이 시대 젊은이들이 주된 고민을 "성적"
에서 "장사"로 바로 옮기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대학은 인문학적 소양을 축적하고 실용기술의 토대가 되는 이론을 공부하며
풍부한 인간관계와 합리적 논의구조를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기본"이 없어지고 대학전체가 "창업"과 "취업"에 의해 지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송병준씨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는 것은 너무 이론에 치우쳐 있어 실생활
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외국의 경우처럼 대학때부터 부가가치가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 이승욱씨 =기업은 이미 사회적 존재입니다.
벤처기업을 경영하려는 사람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경제윤리 등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송병준씨 =우리 사회는 기술력을 너무 저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기술력을 믿고 자본을 대주는 엔젤투자가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엔젤투자가가 별로 없습니다.
설사 있더라도 이윤의 대부분을 가져가려고 하죠.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풍토가 마련되어야 건강한 벤처기업들이 속속
생겨날 수 있을 겁니다.
< 사회=김주영, 정리=김인식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
서울대,벤처기업협회(회장 이민화)가 최근 주최한 "창업로드쇼"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서울대 공과대학에는 회원 수 40여명의 "벤처클럽"이 탄생했다.
공부하면서 기업가로서의 꿈도 키우는 "신주경야독"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같은 신풍속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일부에서는 "차세대 주인공들이 벤처기업 창업에 나서는 것은 우리미래를
밝게 한다"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본업이 아닌 일에 빠져든 나머지 인격형성에 중요한
대학생활을 소홀히 할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사 영파일팀은 "서울대 벤처클럽" 회장 송병준(전기공학부
4년)씨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의 이승욱(석사과정)씨를 초청, 젊은이들
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 송병준씨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대기업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거대한 몸집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기는 커녕 그 흐름에
끌려가기도 어렵습니다.
기술력과 기동성을 갖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경제의 밑바닥에 탄탄히
자리잡아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사나 넷스케이프사등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성공한 기업들인데 넷스케이프도 요즘 새로운 벤쳐기업에 의해 도전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게 아닐까요.
<> 이승욱씨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하지만 대학가에 불고 있는 벤처기업 창업열풍을 보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거대한 경마장으로 모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장인적 전문성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보다는
파편적인 아이디어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투기적 환상을 먼저 목격하게
되는게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 송병준씨 =벤처기업이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물론 벤처기업은 틈새시장을 노리게 마련인데 그 전제는 그 분야에서만큼은
대기업을 능가할 수 있는 기술력입니다.
벤처기업을 창업하려고 마음먹은 대학생들 중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대부분
기술을 갈고 닦으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기적 환상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꼭 석.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기술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학부생이라도 관심있는 기술에 집념을 가지고 뛰어들면 그 분야의 전문가
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다니는 전기공학부는 4학년이 되면 졸업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매년 몇건의 특허가 신청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사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학부생들이 창업을 하려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면 곤란합니다.
<> 이승욱씨 =기업을 창업하겠다는 것은 아주 단순화시키면 물건을 가지고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죠.
입시위주의 교육체제에서 살아온 이 시대 젊은이들이 주된 고민을 "성적"
에서 "장사"로 바로 옮기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대학은 인문학적 소양을 축적하고 실용기술의 토대가 되는 이론을 공부하며
풍부한 인간관계와 합리적 논의구조를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기본"이 없어지고 대학전체가 "창업"과 "취업"에 의해 지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송병준씨 =대학 강단에서 가르치는 것은 너무 이론에 치우쳐 있어 실생활
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외국의 경우처럼 대학때부터 부가가치가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 이승욱씨 =기업은 이미 사회적 존재입니다.
벤처기업을 경영하려는 사람들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경제윤리 등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 송병준씨 =우리 사회는 기술력을 너무 저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기술력을 믿고 자본을 대주는 엔젤투자가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엔젤투자가가 별로 없습니다.
설사 있더라도 이윤의 대부분을 가져가려고 하죠.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풍토가 마련되어야 건강한 벤처기업들이 속속
생겨날 수 있을 겁니다.
< 사회=김주영, 정리=김인식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