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총체적인 위기국면에 빠져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현대경제사회연구원과 공동으로 ''경제난국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좌담회를 연속으로 개최, 이슈별
진단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지난 19일에는 ''구조전환기의 거시경제정책방향''이라는 소주제로 첫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서 신상민 본사 논설실장의 사회로 김병주 서강대 교수,
최광 조세연구원장, 양수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좌승희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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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실장 =우리경제의 현안과제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 김교수 =성장이 떨어진다해서 섣부른 단기부양책은 자제해야 합니다.

경상수지적자 개선은 발등의 불입니다.

적자개선을 위해 저축증대와 함께 불요불급한 정부투자를 감축해야
합니다.

<> 양원장 =최근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80년대말의 버블(거품)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경제운용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국제수지문제는 교역재의 가격경쟁력 상실 때문이고 물가불안은 서비스 등
비교역재 부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수지든 물가안정이든 모두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제고로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인구증가율과 노동생산성이 둔화추세에 있으므로 우리경제의
저성장기조는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노동력 자체의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실업문제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신실장 =최근 실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성장이 둔화되면서 실업이 사회문제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 양원장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되고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지면
완전고용에 가까운 높은 고용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경제운용목표 변수에서 경제성장률은 제외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성장은 궁극적으로 민간부문의 산업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김교수 =최근 대학졸업자의 구직난은 시장수요에 맞지 않는 분야의
인력공급에 기인하는 측면도 큽니다.

<> 최원장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와 다른 점은 바로 경제주체들의
사유재산권과 경제활동의 자유를 인정해 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각종 규제를 통해
이를 저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좌위원 =구조전환기에 있어 우리경제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습니다.

정부역할은 축소되고 시장의 가격기능은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부의 경제운영도 물가안정에 초점이 두어져야 할 것입니다.

<> 김교수 =미국적인 사고방식으로는 경상수지 적자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처럼 기축통화국가라면 경상적자가 누적된다 해도 느긋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엔 특히 경상적자를 메울 자본계정의 유입이 주로 단기라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적자폭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점입니다.

<> 신실장 =올해 경제운영과 관련해 적자재정이나 환율수준이 이슈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좌위원 =환율수준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됩니다.

재정도 지금와서 적자재정이니 흑자재정이니 하기보다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최원장 =재정의 긴축이냐 확대냐 하는 문제는 국제수지 성장 물가
고용등 다양한 요인들을 따져봐야 합니다.

사실 재정정책은 국회통과등 절차상의 시차때문에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SOC(사회간접자본)채권발행을 통한 적자재정은 세대간 조세부담등
따져봐야할 점들이 많습니다.

< 정리=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