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문학 사이버공간서 '길트기' .. 박상우씨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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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소설도 마찬가지.
박상우씨(39)의 새 장편소설 "카시오페아" (푸른숲)는 순수문학에
사이버소설의 가능성을 접목시킨 첫 작품이다.
평범한 사랑얘기를 현실과 허구가 교차되는 사이버공간에 대비시킴으로서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빚어낸 것.
이 "낯선 형식"의 매개는 이른바 컴퓨터 통신문학란이다.
소설은 2개의 액자와 이를 비추는 또하나의 화면, 즉 3개의 창을 통해
펼쳐진다.
줄거리는 "나"의 일상과 통신문학란에 올려진 또다른 나의 러브스토리로
구성돼 있으며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오간다.
이들은 나중에 제3의 소설을 낳는 모티브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액자소설은 현실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과거이야기를
진실인 것처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박상우소설에서는 이같은 경계가 없어지고 화자와 관찰자가 서로
넘나든다.
소설속에서 현실은 대학졸업후 하릴없이 놀고 지내는 "나"가 두 남녀의
성적 접촉을 훔쳐보며 출판사 사장인 선배 오장주, 대학동기인 송가희와
통화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송가희는 나에게 전해들은 사랑얘기를 "라몽시"라는 소설로 통신에
띄우고, 이작품은 오장주의 출판사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를 신문광고에서 본 나는 편지를 통해 "숱한 이야기의 발원지가 바로
너, 송가희였다"는 사실을 알리고 "라몽시"와 동일한 질료를 갖고 새로운
소설 "카시오페아"를 써서 통신에 띄운다.
액자속의 얘기는 "오류"라는 젊은이와 스타지망생인 "라몽"의 사랑.
"나"는 나의 별칭인 오류의 사랑얘기를 통신가입자들과 함께 읽는 독자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한편씩 교차시키면서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허구를 절반씩 나눠 체험하게 만든다.
네개의 장으로 이뤄진 송가희의 소설은 나중에 "나"의 소설과 맞물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다.
"나"는 에필로그에서 "나의 이야기가 타인에게 가 허구가 되는 걸
경험했으니, 이제는 그 허구가 다시 나에게 돌아와 현실이 되는 것도 또한
경험해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소설속에서 나와 오류는 동일인이고 송가희와 라몽도 닮은 꼴이다.
작가는 이들의 관계를 시와 소설이라는 문학장르로 연결한뒤 컴퓨터
통신에서 서로 소통시킨다.
카시오페아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다가 하늘에 거꾸로 매달린
여왕의 별자리다.
이는 스타지망생인 라몽의 좌절을 말해주는 것이자 기존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는 "집없는 시대"의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성좌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
소설도 마찬가지.
박상우씨(39)의 새 장편소설 "카시오페아" (푸른숲)는 순수문학에
사이버소설의 가능성을 접목시킨 첫 작품이다.
평범한 사랑얘기를 현실과 허구가 교차되는 사이버공간에 대비시킴으로서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빚어낸 것.
이 "낯선 형식"의 매개는 이른바 컴퓨터 통신문학란이다.
소설은 2개의 액자와 이를 비추는 또하나의 화면, 즉 3개의 창을 통해
펼쳐진다.
줄거리는 "나"의 일상과 통신문학란에 올려진 또다른 나의 러브스토리로
구성돼 있으며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오간다.
이들은 나중에 제3의 소설을 낳는 모티브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액자소설은 현실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과거이야기를
진실인 것처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박상우소설에서는 이같은 경계가 없어지고 화자와 관찰자가 서로
넘나든다.
소설속에서 현실은 대학졸업후 하릴없이 놀고 지내는 "나"가 두 남녀의
성적 접촉을 훔쳐보며 출판사 사장인 선배 오장주, 대학동기인 송가희와
통화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송가희는 나에게 전해들은 사랑얘기를 "라몽시"라는 소설로 통신에
띄우고, 이작품은 오장주의 출판사에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를 신문광고에서 본 나는 편지를 통해 "숱한 이야기의 발원지가 바로
너, 송가희였다"는 사실을 알리고 "라몽시"와 동일한 질료를 갖고 새로운
소설 "카시오페아"를 써서 통신에 띄운다.
액자속의 얘기는 "오류"라는 젊은이와 스타지망생인 "라몽"의 사랑.
"나"는 나의 별칭인 오류의 사랑얘기를 통신가입자들과 함께 읽는 독자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들 이야기를 한편씩 교차시키면서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과 허구를 절반씩 나눠 체험하게 만든다.
네개의 장으로 이뤄진 송가희의 소설은 나중에 "나"의 소설과 맞물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다.
"나"는 에필로그에서 "나의 이야기가 타인에게 가 허구가 되는 걸
경험했으니, 이제는 그 허구가 다시 나에게 돌아와 현실이 되는 것도 또한
경험해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소설속에서 나와 오류는 동일인이고 송가희와 라몽도 닮은 꼴이다.
작가는 이들의 관계를 시와 소설이라는 문학장르로 연결한뒤 컴퓨터
통신에서 서로 소통시킨다.
카시오페아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다가 하늘에 거꾸로 매달린
여왕의 별자리다.
이는 스타지망생인 라몽의 좌절을 말해주는 것이자 기존질서의 재편
과정에서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는 "집없는 시대"의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성좌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