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따른 제조업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올들어 자본재 수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24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자본재 수입규모는 1월의 경우 전년보다
0.5% 증가한 44억2천5백만달러, 2월은 2.2% 감소한 39억6천4백만달러로
두달동안 총 83억8천9백만달러로 집계돼 작년 동기보다 0.8% 줄어들었다.

자본재 수입은 불황이 가속화됐던 지난 93년에 0.07%가 증가하는데 그치기도
했으나 작년 1~2월에는 자본재 수입액이 84억5천5백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4% 늘어나는 등 그동안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왔었다.

올들어 자본재 수입이 감소추세로 반전된 것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투자
패턴이 시설보완 등 합리화투자 위주로 전환되고 지난 94년 이후 지속됐던
투자 증가세가 작년말에 일단락됐으며 중화학공업 분야에서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중 자본재 수입을 품목별로 보면 기계류의 경우 43억3천만달로
작년동기보다 12.4% 감소했고 이 가운데 항공기 등은 1억2천9백만달러로
74.2%, 일반기계는 22억4천2백만달러로 9.2%가 각각 줄어든 반면 정밀기계와
수송기계는 8억5천3백만달러와 4억9천7백만달러로 0.1%와 7.1%가 각각 증가
했다.

그러나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한 정보화투자의 확대와 전자산업의 성장에
따라 유선통신기기(증가율 50.5%), 전자부품(21.6%), 중전기기(16.0%)를
비롯한 전기.전자분야의 수입액은 46억3천8백만달러로 14.7%가 늘어나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통산부가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2백대 기업은
38조8천37억원으로 작년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설비투자 규모가
1천5백억원 이상인 39개 주요기업은 설비투자 예상액이 15조5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2.0%, 시설재 도입규모는 80억1천만달러로 21.8%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었다.

통산부는 자본재수입 감소는 수입에 의존했던 시설재중 상당부분이 국산
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으로 무역적자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같은 조정국면이 지속될 경우 경기활황때 생산능력이 취약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