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9백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상반기중 9백20원을 전망하는 주장들도 많다.

지난해말 달러당 8백44원20전에 거래되던 원화의 환율은 26일 현재
8백88원70전으로 올라 있다. (5% 절하)

지난 한해 전체의 절하율이 8.2%였던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가치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환율의 이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의 부진과 국제시장에서의 고달러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올 상반기중 환율이 최소 9백20원선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무역수지 적자폭이 1.4분기중 9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5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는 이달중에는
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해외자본 유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한보사건 등으로 올들어 해외차입에 성공한 은행은 산업 수출입 등
국책은행뿐이다.

이런 상태에서 "환율상승은 다만 속도가 문제일뿐"(H은행 P딜러)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제시장에서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무시할수 없다.

이에 따라 다음달초까지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9백원선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내경제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9백원선이 무너질 경우 9백20~9백30원선까지는 단숨에 치고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딜러들은 올 상반기중 환율고점을 9백20원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그정도 오르면 국내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는 해외자본을 재차
끌어들일수 있는 효과가 생기는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회복 전망이 힘을
얻을수 있다"(K은행 Y딜러)는 판단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