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조치가 발표된 25일 금융시장은 "예상밖의 평온함"을 보였다.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08포인트 하락했을
뿐이다.

권투용어로 말한다면 "잽"을 맞는 정도의 충격이었다.

대표적인 장기금리인 30년만기 미 재무부채권(TB) 수익률도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연 6.96%에 머물렀다.

금리인상전 연 7%를 넘기기도 한 수익률이 막상 "발표"이후엔 소폭 상승에
그쳤다.

외환시장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금리인상 발표직후 달러화는 한때 1백24엔까지 올랐으나 다시 하락,
전날보다 0.72엔 오른 1백23.71엔에 거래를 끝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평온함"은 금리인상효과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앨런 그린스펀FRB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시장 과열로 인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지난 20일 의회에서도 사실상 금리인상 방침을
밝혔었다.

금리인상 폭도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연방기금 금리 0.25%포인트)이 그대로
맞았을 정도다.

물론 이날의 조용함은 아직 그린스펀의 의도를 시장에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나타나는 "관망세"란 지적도 있다.

지난 94년처럼 추가인상이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단발"로 그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FRB는 지난 94년2월부터 95년2월까지 7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서였다.

그 뒤에 이 조치가 적중해 물가안정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금도
그런 상황인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린스펀의장은 이번 조치가 "예방적"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말이 "추가인상"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FRB가 오는 5월20일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가가 다시 급등하고 물가가 상승하는등 인플레 "우려"가 "현실"로 바뀔
경우 금리의 추가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번 인상이 일회성일것이란 견해는 관가와 재계쪽에서 나온다.

미상공회의소나 클린턴행정부등은 이번 금리인상조치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기업들의 투자의욕 감소, 주가급락, 달러강세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확대등을 초래해 잘 달리고 있는 미 경제에 브레이크를 걸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플레 알레르기환자"인 그린스펀의 과민반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들도 추가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금리추가 인상여부는 앞으로 경제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볼수 있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