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대통령이 무릎부상으로 휠체어를 타기 시작한 이후 백악관
비서진들은 비상이 걸렸다.

화창한 봄날에 실내에만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젊은 대통령"을
모시기가 여간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예년같으면 벌써 필드에 나가 골프채를 마음껏
휘두르고 있을 클린턴 대통령이 휠체어를 타고 백악관에 눌러앉아 있으니
악몽을 꾸고 있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4일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의 집을 나오다 넘어져
무릎의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고도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그 이후 건강회복을 위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내달중으로 예정된 멕시코 방문도 5월로 늦추는 등 당분간 백악관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됐다.

이미 백악관 카페트에는 휠체어 트랙이 만들어졌고 조깅 코스는 주인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이에 따라 비서진들은 "성질 급한" 클린턴 대통령의 백악관 칩거가 몰고올
후유증을 두려워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평상시에도 골칫거리가 생기면 비서관들에게 짜증을
부리거나 야유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화창한 날씨에 골프를
치지 못하는 답답함이 비서진들에게는 화로 작용할게 뻔하기 때문.

이와 관련, 클린턴 대통령은 "사실 요즘은 좀 곤혹스럽다"면서 "목발을
짚고 욕조를 들락날락하고 있는데 제발 회복기간중 체중이나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