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장남감을 사주고 싶은데 어디서 사는게 좋을까"

백화점의 장남감 코너나 동네 장난감 가게가 얼른 떠오르지만 막상 가보면
값이 비싸거나 종류가 다양하지않다.

이런 고객을 위해 등장한게 완구전문할인매장이다.

미국등 외국의 쇼핑센터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토이저러스"와 같은
업체다.

국내에서는 이런 완구전문할인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 동대문
거평프레야상가의 토이랜드다.

토이랜드에는 약7천가지의 완구류가 진열돼 있다.

미국 최대의 완구전문점인 토이저러스가 약8천개의 완구류를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게 구색을 맞춘 수준이다.

토이랜드는 이처럼 구색만 풍부한게 아니라 가격도 파격적으로 싼편이다.

시중가격보다 대부분 30-40%는 낮다.

레고코리아나 리틀타익스 같은 유명제품도 약20%정도 싸게 살 수있다.

토이랜드는 장남감만 파는게 아니다.

어린이광장 게임룸 컴퓨터나라 휴식공간등 아이들이 놀고 쉴수 있는
부대시설이 있다.

부모는 아이들을 여기에 맡겨두고 거평프레야 의류상가에서 쇼핑을
할수도 있다.

이처럼 한군데서 특정품목을 싸게 살수 있는게 장남감만 있는게 아니다.

골프채 스키등 스포츠용품 컴퓨터 사무용품 안경 주방용품 음반등
특정품목만을다루는 전문상가가 지난해 이후 우후준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런 업태는 "카테고리 킬러"(전문할인점)라고 부른다.

특정 범주(카테고리)의 상품만을 모아 싸게 팔기 때문에 주변의 비슷한
상점을 모두 죽인다(킬러)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국내 카테고리킬러의 원조는 컴퓨터만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세진컴퓨터랜드다.

지난 90년 부산에서 출발한 세진컴퓨터랜드는 6년만에 전국에 76개
매장을 개설해 업계에서는 급성장의 배경을 놓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진은 대대적 광고를 통해 "컴퓨터=세진"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놓았고 컴퓨터가격도 20-30%를 깍아팔아 소비자의 호응을 받고있다.

골프채 스키용품등 스포츠용품만 싸게 파는 전문할인점도 있다.

전국에 35개 점포를 내고 있는 S&S스포츠마트는 골프와 스키의 대중화를
위해 시중가보다 무려 50%나 싼값에 스포츠용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을 낮출수 있는 것은 대량구매의 파워를 이용해 국내외제품을
싼값에 들여오기 때문이다.

스포츠용품 전문할인점은 이곳만이 아니다.

분당과 일산의 E마트에 설치된 스포츠데포, 뉴코아백화점의
토이월드&스포츠마트도 마찬가지다.

일반기업의 사무실등이 필요한 문구류만을 모아 싸게 파는 곳도
등장했다.

국내사무용가구전문업체인 예림인터내셔날이 미국과 제휴해 지난해
세종로에 매장을 오픈한 오피스원 슈퍼스토어가 그것이다.

오피스원은 볼펜 하나라도 브랜드별 가격대별로 별도 진열해 시중가보다
30-50%정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

동내 문방구 출입시대도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도파백화점은 파워스테이션이란 매장에서 CD 테이프 비디오등을 20-50%
싸게 팔고 있다.

동네 레코드가게와는 가격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같은 카테고리킬러형 매장은 특정품목에 대한 거의 모든 브랜드를
선택해서 살수 있고 가격이 파격적으로 싸다는 장점때문에 앞으로 더 번성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원 슈퍼스토아의 심영식차장은 "지난해 이후 번성했던 할인점의
다음 형태는 이같은 카테고리킬러가 될 것"이다고 예측하고 "미국 일본도
이런 과정을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