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복사기 팩스 컴퓨터프린터를 하나로 통합한 복합사무기기가
등장했다.

코리아제록스가 최근 선보인 디지털복합사무기기 "Able 3321P"가 바로 그
제품으로 사무기기에 불고 있는 복합화 추세의 결정판이다.

한대로 핵심적인 사무기능 세가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은
복사기 본체가 디지털화됐기 때문.

사실 팩스나 레이저프린터는 모두 신호를 디지털화해서 출력한다.

팩스신호냐, 컴퓨터신호냐, 종이원고냐는 입력의 양식만 다를뿐 신호를
0과 1의 숫자로 바꿔 종이에 문자로 찍어 내기는 세가지 모두 마찬가지다.

따라서 디지털복사기 팩스 , 레이저프린터를 개별적으로 구입했다면
적어도 2대의 디지털부품은 중복투자된 셈이다.

세가지 사무기기가 하나로 합쳐지면 단순히 가격절감효과나 공간절약효과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소위 복합화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지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의 내용을 팩스로 보낼 경우 기존 분리형은 일단 복사해
그것을 다시 팩스기에 실어야 한다.

그러나 "Able 3321P"의 경우에는 책을 펼쳐 복사기면에 놓고 팩스기능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다.

한단계 절차를 줄이는 것은 물론 선명한 화면을 그대로 전송하는 이점도
있다.

또 복사를 하면서 동시에 팩스를 보낼 수도 있다.

그만큼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말이다.

일본에서는 복합 디지털사무기기의 판매가 급신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시장의 42%를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절반을 쉽게 넘을
전망이다.

코리아제록스가 이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장 우려한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다.

"Able 332 IP"의 가격은 대당 1천1백50만원.

일반 사무실에서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다.

그러나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갖춘 세가지 사무기기를 따로따로 구입하면
최소한 1천5백만원이 들어 실제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게
코리아제록스측의 설명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