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26일 "개헌은 있을수 없으며 내각제를
수용할수 없다는게 당의 확고한 기본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
에서 "이 시점에서 경선논의는 당의 화합과 단합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며 "당이 주도적으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
했다고 신한국당 이윤성대변인이 전했다.

이로써 이한동 이홍구고문 등 일부 대권주자와 김수한 국회의장을 비롯한
민주계 일각에서 제기한 내각제를 비롯한 권력구조 개편논의가 일단 잠복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날 천명한 "내각제 개편 불가" 입장이 이홍구고문의
"현행 헌법 테두리내에서의 내각제 요소 가미" 논의까지도 봉쇄한 것인지의
여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이에앞서 이한동고문에 이어 김수한의장과 김윤환고문도 이날 내각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 내각제 개헌 논의가 여권내부에서 광범위
하게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었다.

김의장은 특히 "내각제개헌을 포함해 권력구조개편논의가 정국의 한 흐름이
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와관련, 김의장은 지난 24일 김대통령에게 내각제개헌론에 대한 여론을
전달하기에 앞서 내각제를 당론으로 내걸고 있는 자민련의 이정무총무와
몇몇 민주계 인사들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고문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신문로포럼 초청 간담회에 참석, "한국
정치의 진로와 과제"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권력이 지나치게 대통령
일인에게 집중돼 운영되는 것이 정치발전을 저해하고 있으며 우리가 현재
처한 난국의 주요원인"이라며 "두 야당이 내각제 개헌을 완전 합의해 제의해
온다면 논의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삼규.김선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