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경기가 회생기미를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철강경기가
올들어 차츰 회복 조짐을 나타내면서 철강업체들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철근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할 움직이다.

이는 최근 국제 철강시황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업체들의 재고조정도
어느정도 이뤘졌기 때문이다.

연합철강과 동부제강이 이달초 냉연강판과 용융도아연강판의 값을 각각
3.2%와 3%씩 인상한 데 이어 포철도 냉연강판의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다.

포철은 또 빠르면 4월부터 냉연강판과 함께 열연강판의 가격도 소폭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철은 최근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의 수출가격을 인상하기도 했었다.

대표적인 건축자재인 철근 값도 건축 성수기를 맞아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제철이 내달 1일부터 t당 8천원 정도 올릴 계획이고 강원산업
동국제강 등도 조만간 철근 값을 t등 8천원 안팎에서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철근 업체들이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철근값을 t당 2만4천원
인하한 것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국내 철근 재고가 작년말 최고 66만t에서 30만t이하로
줄어든데다 최근 들어선 판매도 잘 돼 인상여건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주요 철강 제품의 가격인상은 어쨌든 경기회복 조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한보철강 삼미특수강의 부도와는 별개로 전반적인
철강경기는 고개를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이나 영국의 전문연구기관들은 최근 세계 철강경기 침체가
올해를 고비로 바닥을 지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을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