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책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화제의 책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초대 북경특파원 리처드 번스타인과
캐나다 "글로벌앤드 메인"지의 북경특파원 로스 먼로가 함께 쓴 "다가오는
중국과의 분쟁" (원제 The Coming Conflict with China).

그들은 "대외개방을 통해 시장경제를 실험하고 있는 중국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시아에서 미국을 대체할 강대국으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내 홍수처럼 불어나는 외국 자본,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 다국적기업
으로부터의 기술 도입, 무기 현대화 등의 내면에서 그 의도를 충분히 읽을수
있다는게 그들의 분석이다.

저자들은 "중국은 헤게모니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는 중국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에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낸다.

오히려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중국의 오랜 전술"이라며 "중국의 미소에
속지 말고 숨겨진 발톱을 똑바로 보라"고 촉구한다.

그들은 특히 중국정부가 공식발표하는 국방비 규모는 절대 믿을수 없다고
주장한다.

공식발표된 96년 중국 국방비는 87억달러.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과 중국 특유의 계산법에서 유추해보면 실제로는
그 10배에 이를 것으로 저자들은 추산한다.

이는 미국 국방비의 3분의 1수준이며 일본보다는 75%나 많은 것이다.

저자들은 중국이 군사력 증강과 경제력 상승에 힘입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시켜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남사군도에 함정을 파견한 것이라든지, 달라이라마의 대만행을 막으려고
애쓴 점, 주위 주요 항로를 통제하기 시작한 점 등에서 중국의 패권주의는
시작됐다고 서술한다.

< 박준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8일자).